SCIENCE

마침내 밝혀진 곤충이 빛에 끌리는 이유

불빛에 곤충이 모이는 이유는 곤충의 감각에 혼란 유발한 탓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이승원 기자] 무척 더운 여름날 불을 켜고 창문만 열어놓으면 곤충들이 집으로 들어오기 일쑤이다.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제국 시대에도 불빛으로 곤충을 잡는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곤충들이 모이는 원인이 불을 향해 날아드는 곤충의 특성이 아닌, 인공조명이 곤충의 감각에 혼란을 일으켜 광원 주위를 맴도는 것과 같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새뮤얼 파비안 박사와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 야시 손디 박사팀은 지난달 31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서 고속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자연환경과 실험실에 설치한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 나방과 잠자리, 초파리, 매미 등의 곤충의 3차원 비행을 추적하고 분석해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인공조명이나 불빛을 사용하여 곤충을 잡는다는 사실은 과거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다. 현재까지 생긴 가설들 중에는 곤충이 나뭇잎 틈새를 날아다니는 것처럼 빛이 있는 곳을 탈출구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가설, 곤충이 광원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한다는 가설, 그리고 어두움에 적응된 곤충이 밝은 빛에 잠깐 눈이 멀어 비정상적인 비행을 한다는 가설 등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설 모두 곤충의 움직임에 대한 모순이 존재했다. 

이러한 가설에 대하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자들은 운동학적 데이터가 부족하여 결정적 해답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모든 가설은 어느 정도 예상에 따라 만들어졌지만, 광원 근처에서 곤충의 움직임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를 한 연구는 없었다. 그래서 연구진은 곤충의 빠른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적외선 고속 카메라와 추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이었다.

위의 장비를 통해 연구진들은 놀라운 세 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첫 번째로, 연구진이 밑에서 빛을 비추자, 비행 중인 곤충은 뒤집혀 엎드린 상태로 광원에 등을 돌리는 자세를 취하며 속도를 잃고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로, 비행 중인 곤충 옆에서 빛을 비출 경우, 광원 주위에서 빙빙 도는 행동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비행 중인 곤충 위로 빛을 비출 경우, 광원을 등지고 급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 세 가지 결과 모두 광원에서 등을 돌리려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광원이 곤충을 끌어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진은 ‘배광반응’이라는 곤충의 성질에 대해 집중하였다. 배광반응이란 곤충이나 물고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반응으로, 밝은 방향으로 등을 돌리려는 반사적인 반응을 뜻한다. 곤충들이 배광반응으로 인해 조명에서 등을 돌리려는 행동이 사람들에게 빛으로 돌진하는 곤충들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배광반응은 세계에서 밝혀진 지 오래이지만 직접적으로 곤충이 빛을 향해 달려드는 이유로 제안된 것은 세계 최초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연구 후에 곤충마다 배광반응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통해 해로운 곤충들이 반응할 수 없는 빛의 파장을 가진 전등을 만들 수 있다면 해로운 곤충들만 걸러 집에 들어오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곤충이 빛을 보면 달려드는 이유에 대하여 밝혀졌지만, 아직 원거리에서 비치는 빛의 영향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들은 이어 “먼 거리에 있는 인공조명이 곤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런 연구가 밤에 불필요한 인공조명을 줄여 곤충 서식 환경을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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