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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캐나다의 음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의 전통 음식, 감자 요리 ‘푸틴(Poutine)’

러시아 대통령 푸틴(Putin)과 같은 발음으로 억울한 뭇매

세계의 요식업장들이 함께한 ‘러시아 지우기’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4기 / 김민주 기자]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침공하며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캐나다의 음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세계적인 비난이 고조되면서 같은 이름으로 발음되는 감자 요리 ‘푸틴(Poutine)’에도 불똥이 튀었던 것이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 푸틴은 감자튀김 위에 치즈 커드와 그래비를 올려 만드는 것으로 1950년대 퀘벡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과 발음이 같은 탓에 푸틴을 판매하는 여러 식당들은 어려움을 호소해야 했다. 프랑스 파리와 툴루스 등에 지점을 가진 식당 Maison de la Poutine 측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당이 많은 공격과 위협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 정권에 대항해 자유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진심으로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1964년부터 푸틴을 판매해왔다는 식당 Le Roy Jucep 역시 타격을 받았으며, 공동 대표인 Laurent Proulx씨는 지난 3월 “우리의 메인 메뉴 ‘푸틴’의 이름을 일시적으로 바꾸겠다.”라고 뉴욕 타임즈를 통해 알렸다. 본인도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참전 용사였다는 Proulx씨는 “전쟁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우리도 당신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며 역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있음을 공개 발언했다.

이렇게 특정한 음식이나 음료 등의 이름이 정치적, 사회적 사건의 영향을 받는 것이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3년 이라크를 두고 미국과 프랑스가 갈등을 빚었던 당시 미국 내에서 French Fries가 잠시 Freedom Fries로 바뀌어 불렸던 일이 있다. 

이번에도 푸틴을 판매하는 식당 외에 여러 식당과 주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 표명에 함께했는데, 미국의 일부 주점들은 러시아산 뮬을 ‘키이우 뮬’ 혹은 ‘유엔 뮬’ 등으로 메뉴판에서 바꾸었으며, 예루살렘의 인기 주점 ‘Putin Pub’은 옥외 간판에서 ‘Putin’이라는 단어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세계 각지 요식업장들의 연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작지만 분명한 응원으로 전해졌다. 

지난 7개월 간 이어진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러시아 군대의 민간인 학살 의혹까지 수차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무고한 생명의 희생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심지어 우크라이나와 같은 침략 피해의 역사까지 가지고 있는데도 어느새 관심이 시들해진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봐야 할 때이다. 세계 시민들의 작지만 용기있는 행동이 계속해서 이어질 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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