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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도 닥친 기후변화의 최후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3기/김유현 기자] 지난 주말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남부 해안에 위치한 콰줄루나탈에 최소 60년 만에 최악의 폭우가 내렸다. 이틀 동안 반년치 폭우가 쏟아지고 산사태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콰줄루나탈 주의 더반항과 에테쿠니 광역시에서 400에 육박하는 사망자, 수만 명의 수재민, 그리고 수십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첫날 사망자는 45명으로 집계됐지만 며칠 만에 400명을 웃돌고 있다. 이에 남아공 정부는 콰줄라나탈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였다.

에동 고동과나 재무부 장관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긴급 구호 자금으로 10억 남아공 랜드 (한화 약 840억 원)을 1차적으로 지원하였다고 밝혔고 더 많은 지원금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서 “우리는 아직 비상 구호 단계에 있다. 1단계는 전문가들이 정확한 피해와 비용 산정을 하는 것이고 2단계는 회복과 복구가 될 것”이라며 이 문제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남아공 주민들은 전기와 물이 끊겨 냉장고에 있는 음식이 썩고 끊어진 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길어오다가 발을 다쳤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도로와 다리가 유실되어 피해 지역 접근이 어려운 관계로 국방군의 구조와 청소작업이 늦춰지고 있다. 2000채 이상의 가옥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 주민들은 임시 대피소의 판자와 매트리스 위에서 잠을 청해야 한다. 산사태로 인해 주 전역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아프리카 최대 물류항 중 하나인 더반항도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항구로 가는 주요 진입로가 홍수로 떠내려온 진흙과 잔해들로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는 더반 사무소를 폐쇄하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번 홍수의 막심한 피해에 대해 시흘레 지칼랄라 주지사는 “지역 내 인명, 인프라, 서비스 전달망 파괴 수준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주 당국은 복구에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판단하여 인내를 당부하였지만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지카랄라 주지사는 “이 재앙은 기후변화의 일부이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금은 누구 탓을 하기보다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 대응에 단합해야 할 때”라며 연대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남아공은 인접 국가에 비해 인도양에서 생성되는 열대 폭풍의 비해가 덜했으나 이번 폭우는 열대성이 아니라 ‘분리 저기압’이라고 불리는 기상재해로 인해 발생했다. 폭풍이 더반의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 다다르며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렸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는 이 같은 홍수 및 자연재해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은 부활절 주말에도 천둥, 강풍, 소나기가 예보돼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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