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기후변화가 이루어낸 ‘종’을 뛰어넘은 사랑

<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

[객원 에디터 5기 / 이채은 기자]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 년 전에 멸종했지만, 호모사피엔스 현대인에게서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약 2~3% 발견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약 12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만났기 때문이고, 서로 다른 호모 종의 유전자가 섞인 것은 10만 년 전에 발생한 이종교배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악셀 팀버만 기초 과학 연구원 기후 물리 연구단 단장의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이종교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두 종의 달랐던 서식지가 점점 겹치면서 접촉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슈퍼 컴퓨터를 이용한 연구 결과 2건을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생긴 기후변화는 종들의 서식지 환경을 바꾸었고, 서식지가 달랐던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서식지는 중앙 유라시아로 좁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종 간의 접촉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두 종의 이종교배가 가능했다는 것이 핵심 결론이다.

이전에 과거 인류들이 다른 곳에 살았어도 유전자의 일부를 공유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독일의 막스플랑크의 연구팀은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에서 발견한 13세 소녀의 화석 ‘데니’가 데니소바인 아버지와 네안데르탈인 어머니를 가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중국 푸단대 공동 연구진도 현대인의 길고 오뚝한 코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로부터 왔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5일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다른 호 모종들 간의 서식지가 겹칠 때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 이유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상대적으로 타원에 가깝고 북반구의 여름에 지구와 태양이 더 가까웠을 때 호모 종 간의 서식지가 겹치기 때문이다. 알타이산맥, 사르마틱 혼합림, 이베리아반도 등 북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 시기가 6번 정도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팀머만 단장은 “기후 변화에 따른 두 종의 이동 경로가 지금까지 복원된 이종교배 유적에서 발견된 유전적 자료와 일치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논문의 제1 저자인 루안 연구원 역시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데니소바인은 비교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지 않아 왜 멸종했는지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의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인류의 생존 방식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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