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기아와 영양실조로부터 살아남은 인류

열악한 환경에도 살아남도록 설계된 인간

< Illustration by Serin Yeo 2008(여세린) >

[객원 에디터 7기 / 정서영 기자] 지금 전 세계적으로 7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기아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어림잡아 10명 중 1명이 기아 상태인 것이다. 특히 전쟁 중인 가자지구 혹은 우크라이나 그리고 몇몇 열악한 아프리카 지역의 어린이들의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기아와 영양실조로부터 생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중심지였던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는 기근과 기아에 직면한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사무총장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는 “심각한 수준의 영양실조” 로 인해 최소 10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하였으나 하마스가 운영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15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탈수로 인해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약 30만 명이 식량과 깨끗한 물이 부족하여 고통받고 있으며 장기간 굶주림에 정신과 신체에 극심한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몇 주 동안 음식 없이도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으나 모든 사람에게 적응되는 것이 아니고 음식 부족보다 면역체계를 더 약화시키는 다른 원인이 있을 경우 생존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이 굶주리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굶주리기 시작하면 뇌의 시상하부에는 사람이 굶주릴 때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아 중추(inanition center, 섭식중추 feeding center)가 있다. 기아 중추는 시상하부 외측부위에 존재하고 섭식 행위에 관여하는 부위이다. 반면, 시상하부 복내측핵 위 부분과 반대되는 부위로 포식 중추라고 기아 중추와 포식 중추는 섭식의 신경성 조절에 있어서 길항성으로 작용한다. 

기아 중추는 혈당 수치가 떨어질 때 활성화되기 시작하며, 시상하부는 즉시 신장의 부신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도록 지시한다. 이는 우리가 음식을 찾을 수 있는 힘을 주지만 모든 경우에 음식을 찾을 수는 없다. 만약 음식을 찾지 못하면 뇌는 플랜 B로 신체의 다른 부위를 샅샅이 뒤져 포도당을 찾는다. 뇌가 기능하는 데에는 포도당이 필요한데, 포도당은 사람 체중의 2%를 차지하고 뇌가 포도당의 절반을 소비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아를 경험할 시에는 뇌가 포도당을 얻기 위해 신체를 속이며, 인슐린 분비를 중단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때 신체 근육이 포도당을 공급받는 대신 뇌가 포도당을 공급받는다. 

이때 나머지 신체는 에너지 생산을 위해 단백질인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된 근육을 희생시킨다. 사람이 극심한 기아 상태에 빠지면 되면 각 장기가 원래 무게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다가 결국 기능을 상실하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뇌는 유일한 예외를 보인다. 최대 4% 정도까지만 감소하고 이는 포도당을 저장하는 능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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