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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교회 국가 중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현 그리스 총리 국가 현대화 공약 이뤄져…

그러나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

<OpenAI의 DALL·E 제공>

[객원 에디터 6기 / 최지안 기자] 그리스가 정교회 국가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였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의회는 의원 300명 중 176명이 찬성, 76명이 반대, 2명이 기권, 46명이 불참하면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함과 동시에 자녀 입양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대리모를 통하여 부모가 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 결정이 이례적인 이유는 그리스 국민의 약 98%가 보수적인 정교회 신자이기 때문이다. 정교회는 동성애를 죄악시하며 계속하여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동성 결혼 합법화’는 작년 6월 총선에서 연임을 성공한 키리 아코스 미초타미스 총리가 제안한 국가 현대화 공약 중 하나이다. 그는 법안 통과 전 연설에서 “이미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전 세계 36개국과 그리스가 나란히 설 것이다. 보수주의가 현대 사회와 결합되지 못하는 낡은 견해와 결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법안이 통과되자 총리는 “동성애자들은 너무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었고, 가족과 사회적 환경에 의해 억압받아왔다.”라고 의원들을 향해 말했다.

법안 통과 발표를 들은 아테네 시민들은 거리에서 환호하였다. 한 시민 미할리스 부르치스는 “성소수자는 더 이상 이등 시민이 아닙니다. 의무는 예전부터 동등하였으나 이제는 더 많은 권리가 허용되었습니다.”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를 반발하는 사람 또한 많다.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 그리스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시위가 열렸다. 그들은 십자가 등을 들고 나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시위자 중 다수는 이 법안이 전통적인 가족상을 위협할 것이라고 얘기하면서 그리스가 정교회 국가로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15일 의회에서는 전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동성 결혼은 인권 문제도 우리에게 주어진 국제적인 의무도 아니다. 아이들은 남녀 부모를 가질 권리가 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또한 그리스 정당인 스파르타 당의 의원들은 “이 법안이 지옥문을 열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반대했다. 

정교회도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이는 중이다. 이에로니모스 2세 아테네 대주교는 “동성결혼 합법화는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무너뜨려 그리스의 사회적 결속력을 해칠 뿐인 시도이다.”라고 강력히 비판하였으며 기독교 정교회 주교는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파문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리스 정교회 측은 “이 법안이 어린이들에게 혼란스러운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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