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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OTT 플랫폼의 탄생, 넷플릭스 넘어설까?

< PIXABAY 제공 >

[ 객원 에디터 6기 / 박혜진 기자] 국산 OTT 플랫폼이었던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징조가 보인다. 국내 OTT 플랫폼 시장은 넷플릭스의 독식 체제였으나 합병이 이뤄진다면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합병될 경우 기존에는 넷플릭스 vs 쿠팡 플레이, 티빙, 웨이브의 1강 3중 구조였지만, 넷플릭스 vs 쿠팡 플레이 vs 합병 병인의 2강 1중의 구도로 재편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국내 모든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tvN 등 CJ ENM 계열 채널까지 모두 OTT 하나로 즐길 수 있는 날이 도래하는 것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아시아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SK 스퀘어가 합병을 골자로 하는 MOU(양해각서)를 곧 체결한다”며 “본 계약은 내년 초에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최종 협의안을 작성하고 있는 만큼 양사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사실상 합병을 추진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 합병 계약의 주체인 SK 스퀘어와 CJ 지주사는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 판단으로 합병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합병 병인의 최대 주주는 CJ ENM, 2대 주주가 SK 스퀘어가 되는 구조다. CJ ENM 측은 OTT 사업자로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관점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각자도생으로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생존이 어렵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게다가 적자 규모도 갈수록 불어났다. 티빙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762억 원이었으며, 지난해 1191억 원에 달했다. 웨이브 또한 2021년 영업손실은 558억 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121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모기업 모두 적자였기에 이들에게 OTT 사업은 아픈 손가락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양사 합병이 이뤄진다면 이용자 수 기준으로는 넷플릭스와 맞먹는 거대한 OTT로 재탄생하게 된다. 지난달 기준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1137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쿠팡 플레이가 527만 명, 티빙이 510만 명, 웨이브가 423만 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티빙과 웨이브 이용자 수를 합치면 933만 명으로, 단숨에 1위를 추격할 정도의 수치다. 티빙과 웨이브의 월 합산 사용 시간 역시 약 9029만 시간으로, 1억 시간인 넷플릭스의 사용 시간에 육박한다.

법무법인 세종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00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국내 시장이 OTT 기업의 투자 대비 규모가 작았다”며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넓혀 적자를 타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 측면에서도 기존에는 각 사가 배타적으로 거래했지만, 합병으로 이용자가 통합 플랫폼으로 모이면서 이용자 편익이 증가하고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수월해진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병으로 가는 길목에는 아직 걸림돌이 존재한다. 먼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하며 CJ 내부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웨이브가 2019년 발행한 5년 만기, 2000억 규모의 전환사채도 합병 병인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못 한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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