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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

‘애플 생태계’를 겨냥한 美 정부의 소송

에르메스 반독점법 위반 소송과의 차이점은?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이하나)>

[객원 에디터 7기/장채원 기자] 21일 미 법무부는 16개 주(州)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애플이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는 이유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뉴저지주 지방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에 의하면 애플은 다른 테크 기업들의 개발 환경을 제한하고, 소비자의 애플 제품 의존도를 높여 비용 부담을 추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나 애플은 소비자와 테크 기업들뿐만 아니라, 개발자, 출판사, 중소기업 등에 독점력을 행사해 왔다고 기재되었다. 

이에 미 법무부 장관 메릭 갈랜드는 “미국 정부는 애플이 단순히 장점을 통한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 연방 반독점법을 위반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유지했다고 본다. 애플의 독점은 더욱 강해질 것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소비자가 더 낮은 가격과 더 많은 선택을 누릴 수 있게 반독점법을 시행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반독점법은 기업 인수나 합병 등으로 한 기업이나 단체에서의 독점을 강화해서 소비자나 다른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위 반독점법이 적용된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석유 기업 스탠더드 오일 해체 사건이 있다. 한때 석유의 왕이라고도 불리었던 존 데이비슨 록펠러는 자신의 회사인 스탠더드 오일과 다른 정유회사들을 합병해 미국 석유 시장의 88%를 차지했다. 이 행보를 막기 위하여 1911년 연방대법원은 스탠더드 오일을 34개의 다른 회사로 나누는 판결을 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자신들만의 앱만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의 호환을 막아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애플의 아이폰 기능을 통제해 경쟁사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고 소비자가 애플 기기만 사용하도록 해서, 안드로이드와 같은 다른 운영 시스템으로 갈아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사용자 간의 채팅 메시지 창 색을 다르게 해 차별한 것 또한 반독점 행위로 간주한다고 법무부는 발표했다.

그러나 애플은 반독점법 침해 행위 혐의에 대하여 적극 부인했다. “이번 제소는 애플의 정체성은 물론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원칙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소송 기간이 길어지고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면 앞으로 소비자들이 회사로부터 기대하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큰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가 테크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 행위 제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는 구글이 부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검색엔진의 독점을 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건 바 있고,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SNS 앱을 인수하면서 시장 경쟁 저해 혐의로 메타를 제소한 사례가 있다.

최근 프랑스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 또한 소비자에게 반독점 행위로 소송이 걸렸다. 버킨백을 사려면 먼저 다른 제품들을 사서 모아 실적을 올려야 하는, 소위 말하여 제품 공급을 극히 제한하고 자사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도록 ‘연계 판매’를 한다는 사실이 불공평하다고 소비자들은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에르메스가 독점기업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를 우롱한다고 보기가 어렵고 버킨백이 의약품과 같은 필수품이 아니라 사치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구매 의사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원고들이 승소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에르메스의 사례와 비슷하게 전문가들은, 더 정확하게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또한 독점기업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주장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미 법무부는 아마존 파이어폰의 실패와 윈도우 모바일 시장의 실패를 애플의 탓으로 넘겼지만, 애플은 더욱더 좋은 제품을 제공한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십억 달러를 써가며 노키아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한편 미 법무부가 애플 제소 소식이 밝히면서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기준 회사의 주가가 4.1% 급락했다. 이번 반독점 행위 소송으로 인하여 다른 테크기업들과는 달리 애플의 주가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 시가총액 1위를 뺏기고 엔비디아의 상승세로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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