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필요한 공간인가 차별의 공간인가?

확산되는 노키즈존 그 이면의 논쟁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1기 / 최서연 기자]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자주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저출산이다. 지표누리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23년에 0.72명의 출산율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현재는 약 0.8명의 출산율에 머물고 있다. 이렇듯 고령화는 계속되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새로운 세대가 지속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국가의 경제와 사회 전반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에는 양육 부담, 경제적 부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한때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노키즈존’ 문화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노키즈존이란 아이들의 특정 공간 출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키즈존이 확산되던 시기에는 카페나 식당 등에서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어린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던 사례가 많았다. 과연 노키즈존은 필요할까?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손님들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보장해 준다고 말한다. 카페, 식당, 독서실 같은 공간은 업무나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뛰어다니거나 큰 소리를 내면 다른 손님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신문은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부모로 인해 주변 이용객들이 불편을 느끼며, 양육자들 또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의 행동이 다른 이용객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노키즈존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또한, 노키즈존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제시된다. 음식점이나 카페에는 뜨거운 음식, 날카로운 물건, 계단이나 야외 돌길처럼 어린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실제로 KBS 뉴스에서는 제주 지역의 여러 업주들이 건물 모서리나 돌, 나뭇가지 등으로 인해 아이들이 다칠 위험이 커 부득이하게 노키즈존을 운영한다고 전했다. 업주 입장에서는 아이가 다칠 경우 큰 책임을 져야 하므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노키즈존은 단순히 아이들을 배제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노키즈존이 아이들에 대한 차별 문제와 사회적 배려 부족을 보여주며, 장기적으로는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연령층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어른들의 업무 환경과 개인적 편안함이 아이들보다 더 우선시되며, 노키즈존이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차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노키즈존이 늘어날수록 아이들이 다양한 공간에서 사회적 규범과 예의를 익힐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한겨레는 노키즈존 확산이 육아 가정의 사회적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회 전체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분위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부모와 함께 이동할 수밖에 없기에, 노키즈존의 확산은 부모들의 외출에도 많은 제약을 가져온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대한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노키즈존은 다른 이용객들의 편안함과 안전, 그리고 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인정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린이와 보호자를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끝으로 노키즈존을 무조건 금지하거나 무분별하게 확산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이 아니라면 이용 자체가 위험한 곳에는 노키즈존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공공시설에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사실은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존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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