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적 사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줄거리
인터스텔라 속에서의 과학적 사실과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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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에디터 8기 / 임지나 기자]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서는 21세기 후반, 지구는
식량난과 환경 재해로 인해 점점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은 새로운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는 것이다. 전직 NASA 조종사였던 쿠퍼는 딸 머피와 함께 중력
이상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NASA의 비밀 기지를 찾아가게 된다. NASA는 웜홀을
이용해 다른 은하로 탐사를 떠날 라자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쿠퍼는 탐사선
인듀어런스의 조종사로 합류하게 된다.
쿠퍼와 탐사팀은 토성 근처에 존재하는 웜홀을 통과해 다른 은하로 이동한다. 웜홀은
고차원적 존재(벌크 존재)가 만든 것으로, 중력적 특이점을 통해 먼 거리의 공간을 짧은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게 한다. 그들은 거주 가능성이 높은 세 개의 행성을 탐사하기로
한다.
첫 번째 행성은 밀러 행성, 블랙홀 가르강튀아의 강한 중력장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로 인해 중력적 시간 지연(Gravitational Time Dilation)이 발생하여 행성의
1시간이 지구 시간으로 약 7년에 해당한다. 쿠퍼 일행이 밀러 행성에서 몇 시간 머무르는
동안,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지나 머피가 성인이 된다.
다음으로는 두 번째 행성인 만 박사의 행성을 탐사한다. 이곳은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만 박사는 살기 어려운 환경을 숨기고
구조 요청을 보냈으며, 자신의 생존을 위해 쿠퍼 일행을 속인다. 그의 배신으로 인해
탐사선은 많은 손상을 입게 되고, 만 박사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폭발 사고로 사망한다.
시간과 연료가 부족해진 쿠퍼는 블랙홀 가르강튀아의 중력 슬링샷 효과를 이용해 남은
연료로 브랜드 박사를 마지막 행성으로 보내기로 한다. 쿠퍼와 로봇 TARS는 중력
방정식을 풀기 위해 블랙홀 내부로 진입한다.
블랙홀 내부에서 쿠퍼는 테서랙트(Tesseract)라는 5차원 공간에 도달한다. 이는
고차원적 존재(벌크 존재)에 의해 생성된 공간으로, 여기서 쿠퍼는 머피의 어린 시절 방과
연결된 시간을 초월한 공간을 보게 된다. 쿠퍼는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에서 얻은 중력
데이터를 모스 부호로 시계 초침을 통해 머피에게 전달한다.
머피는 이 정보를 통해 중력 방정식을 완성하여, 인류가 지구를 떠나 거대한 우주
정거장(코퍼니쿠스)으로 이주할 수 있게된다.
쿠퍼는 결국 블랙홀을 빠져나와 코퍼니쿠스에서 깨어난다. 그는 머피가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이해하고 인류를 구했음을 알게 된다. 이제 노인이 된 머피와 마지막 재회를 한
후, 쿠퍼는 브랜드 박사가 있는 마지막 행성을 찾아 나선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중력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 여행과
시간의 흐름, 블랙홀, 웜홀 등을 다루며 과학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상대성 이론에
따라 시간은 속도와 중력에 따라 달라지고, 중력 이론은 우주와 물체의 상호작용을
설명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과학적 개념들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체크해보면, 많은 부분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여전히 실험적 검증이 필요하거나
이론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요소들이 있다.
우선,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 문제를 고려하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가까운 외계 행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의 거리는 약 4광년이다. 이를 인간이 탐사하려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물체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그 질량은 무한대로 커지게 된다. 이는 물체가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하는 우주선
내부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지만, 외부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이로 인해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우주선이 출발한 지구에서는 이미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이
흐르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성 근처에 형성된 웜홀을 통한 우주 여행을
설정으로 사용한다. 웜홀은 두 지점을 연결하는 ‘지름길’처럼 묘사되며, 이론적으로는
양자역학적으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웜홀의 존재 여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이를 통해 우주 여행을 하는 것은 매우 불안정하고 어려운
문제로 여겨진다. 웜홀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나 물질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에 실제 웜홀을 통한 여행은 매우 비현실적인
개념이다.
또한, 영화에서는 중력 방정식을 통해 중력을 조절하는 설정이 등장한다. 그러나 뉴턴의
중력 법칙에 의하면, 두 물체 사이의 중력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법칙을 따른다. 이로 인해 중력은 일정한 상수 값을 가진다. 즉, 중력을
조절하는 별도의 방정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중력의 변화는 블랙홀이나 웜홀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만 이론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중력을 조절하는 기술이나 방정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직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며, 영화의 설정은 이론적으로도 구현할 수
없는 것이다.
블랙홀에 대한 묘사도 과학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블랙홀은 그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이다. 이로 인해 블랙홀은 완전히 검게 보이지만,
영화에서는 블랙홀이 빛나는 원형 구조로 그려진다. 이는 중력 렌즈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로 중력이 매우 강한 천체가 주변의 빛을 왜곡시켜 밝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블랙홀 내부의 환경에 대한 과학적 이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블랙홀을 통과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장면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현재의 과학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 내부는 시공간이 매우 왜곡되어 있어 물질이나
정보가 탈출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밀러의 행성에서 나타나는 과학적 오류도 눈에 띈다. 이 행성에서는 1시간이 지구의
7년에 해당하지만, 그곳의 중력이 지구보다 약간 강한 수준이라면, 그렇게 큰 시간
차이를 만드는 것은 이론적으로 어려운 구조이다. 또한, 밀러의 행성에서 등장하는
거대한 파도는 행성의 중력이 약간 강한 정도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다. 그 정도
크기의 파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행성의 중력이 훨씬 강해야 하며, 우주선이 그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큰 추진력이 필요할 것이다.
웜홀을 통한 여행은 킵 손 교수의 이론을 바탕으로 다뤄졌다. 웜홀은 이론적으로 우주
공간의 두 지점을 연결하는 통로로 제시되지만, 실제로 웜홀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여행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현실에서 웜홀을 이용한 여행이 가능하려면
웜홀이 안정적으로 존재하고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로서는
이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터스텔라는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설정을 제시하지만
현실에서 구현하기는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 웜홀, 중력 조절, 블랙홀 탐사 등은 아직
이론적 차원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설정은 과학적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최신 물리학 이론을 토대로 SF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려운 과학적 개념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함께 전하는 엄청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