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JTBC ‘설강화’ 역사 왜곡 논란…

JTBC 드라마 ‘설강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쓸려

국민 청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등 ‘설강화’ 반대하는 여론

29일, 가처분 신청 기각

Illustration by Jimin Lee

[위즈덤 아고라 / 임서연 기자] 지난 22일, 청년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설강화’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29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설강화’가 설령 왜곡된 역사관에 바탕했다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이를 맹목적으로 수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세계시민선언은 “‘설강화’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이유 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국가안전기획부’ 소속의 서부 남주인공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하며 안기부를 적극적으로 미화하고 있으며 간첩이 우리나라 내부에서 활약하며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걸었던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는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대한민국의 과거 역사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자, 현재 진행 중인 군부독재 국가들에 자칫하면 세월이 지나면 자신들의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특히 해당 작품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로 유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가중된다”라고 비판했다.

<JTBC 드라마 ‘설강화’ 포스터 (JTBC 제공)>

결국 ‘설강화’의 방영 강행이 △민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해오고자 하는 세계시민선언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있으며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주고 △출연하는 스타의 편을 들고자 무작정 국가폭력 미화 행위까지 정당화 하게 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주며 △대한민국이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한 헌법정신을 해친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제작사 측은 “간기부 미화나 역사 왜곡 등의 의도가 없다”는 뜻을 거듭 전하며 “향후 방송을 보면 관련 오해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며 설명했다.

23일 JTBC는 “시청자들 우려를 덜고자 방송을 예정보다 앞당겨 특별 편성하기로 했다”며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3~5회를 연속 편성한다”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29일, 양측의 주장을 들은 재판부는 “설령 ‘설강화’의 내용이 채권자(세계시민선언)의 주장과 같이 왜곡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국민들이 그 내용을 맹목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설강화’ 상영으로 신청인 측의 권리가 직접 침해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아울러 JTBC는 최근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실시간 대화창을 열며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시청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특별 편성 역시 시청자분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보내주시는 의견을 경청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방송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대생 영로(지수 분)와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수호(정해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2회 만에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되는 간첩 남자 주인공, 진짜 간첩을 쫒는 사연 있는 안기부 묘사 등으로 민주화운동을 왜곡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설강화’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일 만에 30만 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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