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AI가 AI를 검증한다?

AI 대필 검사를 AI가?

챗GPT 믿어도 될까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객원 에디터 4기 / 김지연 기자]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투자한 AI 연구단체가 작년 12월에 공해한 AI 챗봇이다. 평상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언어를 바탕으로 개발된 AI로 사람들이 묻는 말의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해 빠른 시간에 답을 내놓는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챗GPT로 인해 다양한 IT 업계에 큰 반향이 일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챗GPT는 IT 역사에서 구글의 검색엔진, 애플의 아이폰 뒤를 잇는 파괴적인 혁신이 될 것”이라며 “구글 검색엔진의 미래를 위협한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 기자가 챗GPT에 접속해 사람들이 공포 영화를 보며 느끼는 감정에 관한 흄의 ‘호러의 역설’에 대해 물었더니 1초도 되지 않아 1500자 분량의 에세이를 써냈다고 밝혔다. 국내의 한 IT 업계 관계자 또한 “챗 GPT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순식간에 눈문도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한국어로는 아직 미숙하지만 세상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며 챗GPT가 각종 입학, 자격시험을 통과하고 작문 보조도구로 쓰이자, AI의 대필 혹은 참여를 검증하는 AI 서비스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픈 AI는 자사가 개발한 챗GPT 등 AI가 참여해 만든 글인지를 판별하는 ‘클래시파이어(Classifier)’를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검증하려는 텍스트를 이 앱에 복사해 넣으면 AI가 해당 문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을 5단계에 나눠 알려준다. 

오픈 AI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AI 판별기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학생 에드워드 티안 또한 지난달 4일 AI가 작성자인지 확인할 수 있는 ‘GPT 제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AI 판별기들이 나오는 이유는 AI 언어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학교 과제나 논문 작성에 이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이다. 출시 후 40일 만에 하루 사용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관심이 뜨겁다.

챗GPT가 더 활용되면서 교육계에 비상에 걸렸다. 얼마 전 국내 수도권의 한 국제학교에서 챗GPT 활용해 영문 에세이를 작성한 학생들이 전원 0점 처리된 것이 확인됐다. 지난 8일 A국제학교는 재학생 7명이 지난달 말 영문 에세이 과제에서 챗GPT 사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교 측은 “챗GPT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GPT 제로’ 프로그램으로 에세이 과제를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 제주의 한 국제학교 또한 한 표절 검사 프로그램을 통해 챗GPT로 작성한 과제가 적발될 경우 해당 학생을 낙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표절에 대한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출처를 명기하도록 하는 저작권 교육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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