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 육박한 배달비…배달비 공시제는 배달비를 낮출 수 있을까?
배달 플랫폼 간의 출혈 경쟁, 라이더 고용 보험, 공급 부족 등으로 급격한 배달비 상승
정부, 2월 내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 공시
업계에서는 인하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
[객원에디터 2기 / 김민 기자] 최근 배달비가 1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오르며 소비자들과 자영업자들의 배달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비싼 배달비로 인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오픈 카톡 방이나 주민 커뮤니티를 통해 배달료를 공동 부담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배달비가 오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배달 플랫폼 간의 출혈 경쟁의 영향이 크다. 2019년 5월 쿠팡 이츠가 출시되면서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을 앞세우자 배달의민족도 이를 시작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이전에는 배달 기사 한 명이 3~4건씩 처리하였지만 단건 배달로 인해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달비가 올랐다. 또한, 출시 초반에는 배달 플랫폼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내하며 무료 배달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였지만 이제는 대부분 제값을 받게 된 영향도 크다.
두 번째 요인은 배달 기사의 고용 보험 도입이다. 작년 7월부터는 특별 고용 지원업종 직종의 산재 보험이, 올해부터는 고용 보험의 가입이 의무화되었다. 매월 산재 보험료 3만여 원과 사업주와 배달 기사가 각각 매출의 0.7%를 고용 보험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배달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공급 부족이다. 작년 국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017년의 10배, 2019년의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로 인해 배달 기사인 라이더 수가 턱없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최근 1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배달비가 오르자 정부는 매달 배달비를 공시해 플랫폼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배달비 공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달비 공시제는 소비자 단체 협의회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 이츠 등 플랫폼별 수수료와 거리, 배달 방식별 수수료 현황을 조사해 해당 내용을 한국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이다. 이로써 소비자들이 배달 수수료 현황을 모두 비교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들은 배달비 공시제를 실시해도 배달비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배달비가 오른 것은 소비자들이 단건 배달을 선호하면서 배달을 해주는 라이더들의 수가 부족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달기사 공급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배달비가 거리나 날씨, 지역 등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배달비 요금제가 다양하다 보니 일률적으로 배달비를 정확히 공시하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