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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금따는 콩밭

Illustration by Yunji Kim (NAS Dubai Year 11)

by Yunji Kim (NAS Dubai Year 11)

자본주의가 발달하며 노력과 능력으로 부를 획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삶이 어려워질수록 능력과 노력보다 쉬운 방법이나 운으로 부를 획득하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있다. 현재 시대에는 로또나 복권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소설 <금 따는 콩밭>에서는 금광 열풍이 있었다. 이 소설은 이런 인간의 간사한 모습과 그로 인해 치르게 될 대가를 보여준다.

1920년대 조선은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있었다.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배하며 만든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토지 조사 사업으로 인해 일본에 땅을 뺏겨버린 조선의 국민들은 그들의 밑에서 소작농이 되었고, 가난에 시달리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1929년 10월, 세계는 경제 대공황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화폐가치와 농산물의 가격은 폭락했고, 동시에 금의 가격은 올라갔다. 마침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을 외치며 전쟁에 필요한 자금이 절실했다. 결과적으로 1930년, 일본이 그동안 금지했던 금 수출을 재개한다고 선포하자 조선에는 ‘금광 열풍’이 불어닥친다. 소작농이나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나, 가난에 찌들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금을 캐려 곡괭이질을 시작한다. 심지어 이 작품의 작가인 김유정을 비롯해서 신문사 기자, 작가 같은 지식인들까지 금을 캐러 나서며 금광 열풍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김유정의 <금따는 콩밭>은 자신의 이야기이며, 이런 금광 열풍에 참여했었던 한 소작농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영식은 원래 남의 말도 잘 듣지 않고, 자신이 하던 것을 계속하려는 올곧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동료 수재의 꾀임에 넘어가 금을 캔다고 다 된 콩밭을 망치기 시작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과 주변에서 금으로 일확천금을 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솔깃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밭을 아무리 열심히 파헤쳐도 금은 나오지 않는다. 동네 노인들은 이를 보고 혀를 차며, 지주 대신 밭을 관리하던 마름은 콩밭을 다 망친 영식을 윽박지른다. 영식은 애지중지 기른 콩을 뒤엎는 자신의 행동이 맞는 것인지, 마음이 불안하지만 수재의 계속되는 꼬드김으로 결국 산제까지 지내며 계속 콩밭을 판다. 소작농으로 일하며 안 그래도 갚아야 하는 벼 두 섬 반을 구할 길도 막막했고, 남의 밭을 망쳤으니 징역을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영식을 괴롭혔지만 금을 캐기만 하면 그 상황에서 한 번에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에 멈출 수가 없었다. 여기서 콩은 능력과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부를 뜻하지만, 금은 헛된 욕망을 뜻한다. 이것이 바로 김유정이 전하고 싶은 것이다. 평생 가난에 시달리며 살아온 영식에게는 단 한 번에 그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동아줄이 바로 금이었지만 쉽게 얻어질 일은 만무하다. 하지만 간절했던 영식은 아내와 함께 쌀을 꾸어다가 산제를 지내기도 하며 점점 빚은 늘어갔고,  영식은 아내에게 폭력적으로 굴며 점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재는 금줄기가 있다며 소리를 질렀고, 영식이는 희망을 가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영식에게 맞아 죽지 않을까 자신이 걱정되어 꾀를 내고 달아나려고 했던 수재의 수작일 뿐이었다. 

소설에서 나온 ‘금광 열풍’말고도 투기의 사례는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단연 튤립 투기일 것 같다.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투기 파동이 일었다. 그 시대에는 비교적 다른 식물들보다 희귀했던 튤립이 귀족과 대상인들에 인기가 있었고, 이런 튤립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이듬해 수확할 알뿌리의 선물거래가 시작되면서 투기가 조장되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고, 전 재산을 쏟아부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튤립의 가격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이는 인류가 경험한 최초의 버블이었다. 소설 <금따는 콩밭>처럼  운에 자신을 걸어 부를 얻으려고 했고, 이런 헛된 욕망을 좇는 사람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금따는 콩밭>을 읽고, 아무리 간절하거나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내가 한 노력과 일궈낸 능력만으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튤립 투기나 금광 열풍같이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는 부보다는 노력해서 얻은 부가 더 값지고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말한 영식이와 튤립에 투기를 한 사람들 중에서 성공한 사례는 몇 없기 때문에 그런 위험성을 감수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나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운을 향해 달려가더라도 땀과 노력의 결실을 믿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금 따는 콩밭 ] : 1935년 <개벽>지에 발표된 김유정의 소설로 일제 강점기 시절 당시 농촌사회의 열악한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김유정 특유의 해학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으로 절망적인 현실에서 허황된 꿈과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다루고 있다. 김유정은 이 작품 이외에도 사춘기 남녀가 애정에 눈떠가는 과정을 전원적으로 담은 [동백꽃]이 유명하고, 1968년에는 [김유정전집]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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