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물마다 심장이나 신장과 같은 기관의 개수가 다른 것일까?
< Illustration by Nicole ara baik lee 2012(이아라) >
[객원 에디터 12기 / 김단아 기자] 우리 인간은 심장 하나로 온몸에 혈액을 보내고, 두 개의 신장으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낸다. 그런데 왜 심장은 하나인데 신장은 두 개일까? 그리고 왜 동물마다 신체 구조와 개수가 다른 것일까?
우리 몸의 장기는 왜 하나이거나 두 개일까?
인간의 몸에는 두 개씩 존재하는 기관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눈, 귀, 신장 등이 있다. 반면 심장과 간처럼 하나만 존재하는 기관도 있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은 몸의 왼쪽과 오른쪽이 거울처럼 대응하는 좌우 대칭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 몸에 한 개씩밖에 없는 기관들도 사실 두 개의 부분이 합쳐져 하나가 된 것일 수도 있다. 즉, 겉으로는 하나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좌우의 구조가 구분되는 기관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의 뇌는 하나이지만 두 개의 반구로 나뉘어 있다. 심장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관이지만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개의 기관을 가지는 것이 기능적으로 더 유리할까? 대표적인 예로 신장을 살펴볼 수 있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내고 체내 수분과 염분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은 두 개의 신장을 가지고 있지만, 건강한 신장 하나만으로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두 개의 신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쪽 신장의 기능이 손상되더라도 다른 신장이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장기를 두 개씩 가지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심장은 혈액을 폐와 온몸으로 보내는 기관으로, 혈액의 흐름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심장이 단순히 두 개 존재한다고 해서 혈액순환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장기의 개수 자체가 아니라 각 장기가 신체 전체의 구조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능하는가이다. 결국 장기의 개수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신체 전체의 구조와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문어에게 심장이 세 개나 필요한 이유는?
그런데 인간과 달리 문어는 심장을 세 개나 가지고 있다. 문어의 세 심장은 각각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그중 두 개의 심장은 ‘아가미 심장’이라고 불리는데, 산소가 적은 혈액을 아가미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아가미에서는 혈액이 산소를 얻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이후 산소가 풍부해진 혈액은 나머지 하나의 심장으로 이동하고, 그 심장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낸다. 그 심장이 바로 ‘전신 심장’이다.
반면 인간은 하나의 심장 안에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 총 네 개의 방을 가지고 있다. 오른쪽 심장은 산소가 부족한 혈액을 폐로 보내고, 왼쪽 심장은 폐에서 산소를 얻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낸다. 즉, 인간은 하나의 심장 안에서 폐순환과 체순환이 이루어지지만, 문어는 세 개의 심장이 역할을 나누어 혈액을 순환시킨다. 두 동물 모두 혈액을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는 점은 같지만, 이를 수행하는 기관의 구조와 개수는 서로 다르다.
그렇다고 심장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유리한 것은 아니다. 문어의 세 심장은 각각 다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세 개가 서로 협력하여 작동해야 한다. 만약 심장 중 하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문어는 심장이 더 많다고 해서 예비 심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장이 하나인 것과 마찬가지로 각 심장이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동물마다 심장의 구조가 다른 이유는?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 이유는 진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의 동물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해 왔으며, 각 동물의 신체 구조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특징과 유전적 변화, 자연선택 등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예를 들어 어류와 포유류는 모두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을 가지고 있지만, 그 구조와 순환 방식은 다르다. 대부분의 어류는 하나의 심방과 하나의 심실을 가지고 있으며, 혈액은 심장에서 아가미를 거쳐 온몸으로 이동한 후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이를 단일 순환계(single circulatory system)라고 한다. 반면 포유류는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을 가지고 있으며, 혈액이 심장과 폐 사이를 순환하는 폐순환과 심장과 온몸 사이를 순환하는 체순환으로 나뉜다. 이를 이중 순환계(double circulatory system)라고 한다. 이러한 차이는 동물들이 서로 다른 진화적 역사를 거치면서 각자의 생리적 특성에 맞는 순환 구조를 형성해 왔음을 보여 준다.
결국 동물마다 장기의 개수와 구조가 다른 것은 단순히 어떤 동물이 더 발달했거나 더 효율적인 신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각 동물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체 구조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진화 과정을 거쳐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의 개수를 비교할 때는 어느 동물이 더 많은 기관을 가지고 있는지보다, 그 기관들이 어떤 역할을 하며 신체 전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