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네이처]해외 소비 열풍, 우리는 왜 따라가게 될까?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이은$율 기자] 요즘 SNS를 보다 보면 해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화장품이나 옷을 직접 구매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해외 소비가 특별한 사람들의 선택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해외 제품을 구매하고 해외 투자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해외 소비 열풍을 단순히 해외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만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 뒤에는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를 FOMO(Fear of Missing Out, 나만 기회를 놓칠까 봐 느끼는 불안)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이다. 특히 SNS가 발달하면서 이런 심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SNS에서 친구가 해외에서 유명한 운동화를 구매한 사진을 올렸다고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그 운동화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계속 비슷한 게시물을 보다 보면 ‘요즘 다들 저 신발을 신는 것 같은데 나도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결국 내가 정말 원해서 사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고 싶은 것인지 헷갈리게 되는 것이다.

해외 투자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SNS에 “미국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많이 냈다”는 글을 올리면 이런 글을 본 사람은 자신도 투자하지 않으면 돈을 벌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투자했는지, 다른 투자에서 손해를 보지는 않았는지까지는 알기 어렵다. SNS에서는 성공한 결과만 쉽게 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SNS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이나 긍정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황보다 다른 사람들의 성과가 더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 한국경제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투자 결과를 보면서 자신이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는 FOMO 심리가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높은 수익률이나 투자 성공 사례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자신도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져 투자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소비가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정보 격차(information gap)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해외 사이트를 자주 이용해서 같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이나 배송비, 환율, 세금 등을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은 SNS에서 본 게시물만 보고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특히 ‘해외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라는 정보가 반복해서 등장하면 실제 필요보다 유행이나 희소성 때문에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유명해진 화장품이 국내 SNS에서 갑자기 유행한다고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그 제품을 몰랐던 사람도 여러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해외에서 품절됐다’, ‘지금 사지 않으면 구하기 어렵다’는 정보까지 반복해서 등장하면 소비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제품이 정말 필요한지 충분히 생각하기보다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불안감 때문에 구매를 서두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제품의 실제 필요성보다 Scarcity Effect(희소성 효과)가 소비자의 판단에 영향을 주면, 제한된 수량이나 품절 정보 자체가 제품을 더 가치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다.

물론 해외 소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다양한 투자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자신의 필요나 판단보다 다른 사람을 따라가기 위해 소비하거나 투자하는 경우이다.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한가?’보다 ‘다른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는데 나만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FOMO에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해외 제품을 구매하거나 해외 투자를 할 때는 잠시 멈춰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내가 왜 그것을 사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SNS에서 본 정보가 전체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결국 해외 소비 열풍의 핵심은 해외 제품을 많이 소비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소비와 성공을 접하면서 나도 따라가야 한다고 느끼는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칠까 봐 느끼는 불안)이다. 특히 정보가 빠르게 퍼지는 SNS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에 의존하게 되면서 information gap(정보 격차)이 FOMO를 더욱 키울 수 있다.

따라서 해외 제품을 구매하거나 해외 투자를 할 때는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보다 내가 왜 이것을 원하는지, 실제로 필요한 것인지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보다 내가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 그것이 해외 소비가 일상화된 시대에 필요한 현명한 소비 방법일 것이다.

[위즈덤 네이처] 심리학은 더 이상 상담실 안에만 머무는 학문이 아닙니다. 인간의 감정과 선택, 관계의 갈등은 경제적 판단 속에서도, 사회적 흐름 속에서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일상 곳곳에서도 끊임없이 드러납니다. ‘위즈덤 네이처’는 심리를 경제와 문화, 그리고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과 연결해 조명합니다. 숫자로는 설명되지 않는 선택의 배경, 통계 뒤에 숨겨진 감정의 움직임, 그리고 시대가 만들어내는 집단적 불안을 심리학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개인의 마음을 넘어 사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여정. 위즈덤 아고라 이은율 기자와 함께, 세상을 심리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읽어봅니다.

Leave a Reply

Back To Top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