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1기 / 이채은 기자] 최근 비만 치료를 위해 개발된 마운자로와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의 체중 감량 효과가 알려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열풍은 과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가져오고 있을까.
마운자로나 위고비는 비만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이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십만 원에 판매될 정도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사용 사실을 공개하면서 관심이 높아지자 수요는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
헬스케어 데이터 및 임상 연구 전문 기업 아이비큐아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는 2021년 1,436억 원에서 지난해인 2025년 8,195억 원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성장을 마운자로와 위고비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남용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비만 치료제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올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사람의 59.5%는 비만을 진단받지 않았으나 체중을 줄이기 위해 복용했다고 답했다. 또한 복용자의 82.5%가 여성이었고, 응답자의 74.7%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마른 몸매를 선호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여성의 비만율은 23%로 41.4%인 남성보다 약 1.8배 낮지만, 여성의 식욕억제제 사용 비율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학적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오심, 구토와 같은 위장관 증상과 탈모, 피로, 현기증 등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비만 환자에게는 치료로 얻는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고 설명한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의학정보에 따르면 비만은 대사적으로는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관절 질환, 생식 관련 질환, 지방간, 담석증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일부 암의 발생률도 증가시키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반면 정상 체중인 사람이 사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강릉아산병원 김원준 비만대사질환센터장은 “비만 치료제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간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기에 적절한 대상과 기준 없이 사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과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오남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사용은 근육 손실을 유발해 오히려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 바뀌는 등 기대하는 체중 감량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로’ 식품 열풍 이후 한국에 또 한 번 불어온 다이어트 열풍은 몸매에 대한 이상적인 기준을 더욱 굳혀나가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환자에게는 충분히 효과적인 치료 수단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비만 치료제와 다이어트 약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불필요한 처방과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한 관리와 제도를 마련해 건강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