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
[객원 에디터 10기 / 최서연 기자] 2024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음식이 있다. 달콤한 초콜릿 안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바삭한 카다이프가 들어간 ‘두바이 초콜릿’이다.
SNS에는 ‘두바이 초콜릿 맛있게 먹는 법’, ‘두바이 가서 진짜 원조 초콜릿 사오기’, ‘두바이 초콜릿 만들어보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며 인기를 더욱 키웠다. 그렇게 두바이 초콜릿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먹방 콘텐츠의 대표적인 유행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두바이 초콜릿은 대중적인 인기에 힘입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간식이 되었지만, 원조로 알려진 두바이 현지 제품의 가격은 하나당 약 2만 원에서 2만 5천 원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바이 초콜릿을 좋아하는 이른바 ‘두친자’들은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직접 두바이로 날아가 원조의 맛을 경험하거나, 콘텐츠 제작을 위해 고가의 초콜릿을 구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다시 등장한 유행, ‘두바이 쫀득 쿠키’
이러한 열풍은 2025년 들어 새로운 형태로 이어졌다. 두바이 초콜릿을 변형한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가 등장한 것이다. ‘두쫀쿠’는 초코 마시멜로 피 안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를 넣은 디저트로, 쫀득하고 달콤한 식감 덕분에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두쫀쿠’의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쿠키가 개당 7천 원에서 많게는 1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매장에서는 약 30만 원어치의 두바이 쫀득 쿠키가 판매되며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JTBC 뉴스에 따르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두쫀쿠의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가격 대비 만족은?” 엇갈리는 반응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너무 맛있어서 또 먹고 싶다”, “유행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가격 대비 만족도가 크지 않다”, “작은 디저트 하나가 왜 이렇게 비싸냐”, “세상이 너무 과열된 것 같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판매자들은 “피스타치오 원물 가격이 높고 재료비가 많이 들어 어쩔 수 없는 가격”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가격 논란을 넘어선 ‘유행 소비’의 문제
이번 논란을 두고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SNS 유행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소비 문화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한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나 필요성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고 소비가 이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두바이 쫀득 쿠키의 주요 소비층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다. 이들에게 디저트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나도 이 유행에 참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로 작용한다. 이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맛’보다 ‘트렌드’를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를 강화한다는 비판도 따른다.
SNS 알고리즘과 인플루언서를 통해 유행은 더욱 빠르게 증폭되고, 음식의 맛이나 본질적인 가치보다 “이게 요즘 유행이래”라는 말 한마디가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디저트뿐만 아니라 패션, 취미,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 유행했던 말차 열풍이나 ‘할머니 조끼’ 트렌드 역시 실용성보다는 콘텐츠 소비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유행이 지나간 뒤, 무엇이 남을까
물론 트렌드를 따라가고 유행을 즐기는 행위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유행이 사라진 뒤 남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영원히 반짝이는 유행이 없는 것처럼, 한때 없어서 못 사던 아이템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진다. 이러한 단기적인 트렌드 소비는 소비자에게 허탈감을 남길 수 있으며, 상인들에게도 위험 요소가 된다. 유행에 맞춰 메뉴를 구성한 소상공인들은 트렌드가 식은 뒤 재고 부담과 매출 감소라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가격이나 실용성은 뒤로 밀려나고, ‘이 사회적 분위기에 속해 있다’는 감정이 소비의 핵심 동기로 작용한다. 과연 우리가 트렌드를 소비하는 이유는 자발적인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사회가 만들어낸 흐름에 떠밀린 결과일까.
“유행을 따라가지 않으면 소외될 것 같다”는 불안이 우리의 소비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