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만든 ‘오픈런 디저트’

< Illustration by Nicole ara baik lee 2012(이아라) >
[객원 에디터 10기 / 장희주 기자] 2025년 12월, 올 연말 디저트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두쫀쿠(두바이 쫀득쿠키)’다. 쫀득한 식감과 화려한 비주얼을 앞세운 이 새로운 형태의 쿠키가 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카페와 편의점, 배달앱까지 시장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초콜릿’으로 촉발된 중동풍 디저트 열풍이 올해는 쿠키로 재해석되며 트렌드를 한 단계 확장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바이 쫀득쿠키는 카다이프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섞은 속을 마시멜로 도우로 감싼 형태로, 단면을 잘랐을 때 서로 다른 색감과 질감이 층을 이루며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면 미학의 끝판왕”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특히 화려한 단면과 데코가 사진과 영상에 잘 담기면서 MZ세대에게는 ‘인스타용 디저트’, ‘사진 맛집 쿠키’로 통하고 있다.
두쫀쿠 열풍은 SNS가 촉발하고 증폭한 전형적인 바이럴 트렌드로 꼽힌다. 그룹 아이브(IVE) 장원영이 개인 SNS를 통해 두쫀쿠를 소개한 뒤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과 검색량이 급증했고, 일부 인기 매장에서는 오픈과 동시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일상화됐다. 매장들은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을 둘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으며, 인기 메뉴는 오후 전에 ‘완판’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유통업계의 반응도 빠르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두쫀쿠 콘셉트를 적용한 PB 상품과 한정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며 트렌드 선점에 나섰다. 일부 제품은 출시 후 수주 만에 수만 개가 판매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5,000원이 아깝지 않은 가심비 디저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달앱에서는 ‘두바이 쫀득쿠키’가 상위 검색어로 오르며, 수도권을 넘어 지방 주요 도시까지 주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쫀쿠 인기는 쿠키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제품군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두바이 소금빵’, ‘두바이 버터바’, ‘두바이 마카롱’ 등 유사 콘셉트 제품이 연이어 등장하는가 하면, 일부 베이커리와 분식점에서는 피스타치오 크림과 화려한 토핑을 얹은 ‘두바이 김밥’까지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바이라는 이름이 특정 제품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로 브랜드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두쫀쿠 열풍의 핵심 요인으로 ‘먹는 즐거움’과 ‘찍는 즐거움’의 결합을 꼽는다. 해시태그와 릴스, 숏폼 영상으로 소비되는 비주얼 중심 콘텐츠가 디저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이목을 끄는 비주얼과 스토리가 곧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디저트 카페 사장은 “SNS 후기 한 개가 곧 매출 그래프를 바꾸는 시대”라며 “두쫀쿠는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잡은 메뉴라 반응이 유독 뜨겁다”고 말했다.
두쫀쿠는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두바이 초콜릿’의 럭셔리 이미지를 반영하면서도, 쿠키라는 친숙한 형태 덕분에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급 재료와 이국적인 콘셉트, 화려한 패키지로 상징되던 두바이 초콜릿이 한정된 소비층을 공략했다면, 두쫀쿠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해진 판매 채널을 통해 대중적인 프리미엄 디저트 포지션을 확보했다.
연말을 맞아 선물 수요와 모임 문화가 늘어나면서 두쫀쿠는 ‘연말 디저트 세트’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여러 개를 소포장해 선물용으로 구성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한정 수량 예약 판매가 조기 마감되는 등 품귀 현상도 나타난다. 유통업계와 외식업계는 두쫀쿠를 “2025년 연말 디저트 시장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평가하며, 내년에도 이를 계승한 새로운 변주 제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