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APEC, 한중 관계의 새 전환점

냉랭했던 관계, APEC을 계기로 녹다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0기 / 신한빈 기자] 지난 11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전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모여 경제 협력에 대해 논의한 국제적 행사로, 디지털 전환, 친환경 성장, 공급망 안정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특히, 행사기간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한국과 중국 간의 정상회담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함에 따라, 이번 만남은 한중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동북아 외교 지형의 변화를 예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만찬을 함께했으며, 회담 중 이재명 대통령은 “천리마가 천리를 달릴 수 있는 것은 한 다리의 힘이 아니라 네 다리의 조화 덕분이다.”라는 중국 고전을 인용하며, “여러분 모두는 각자의 분야에서 양국 간의 우정과 신뢰를 두텁게 만들어 주신 한중 관계의 주역들이십니다.”라고 말해 한중 간 협력과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통일신라 최고 문인 최치원의 시로 화답하는 모습까지도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돛을 달아 바다로 나아가니 긴 바람이 만 리에 통한다.”라고 화답하며, 한중 관계가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대화는 오랜 국제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동시에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순간으로 평가된다.

이번 APEC 회담에서 양국은 경제, 민생, 문화 등 다방면의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우선 약 70조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금융 시장과 교역의 안정성을 높이고,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투자 협상을 가속함으로써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다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사이버 범죄 및 신종 범죄 대응을 위한 공동 대응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이후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라고 평가하며, 무엇보다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간에는 아직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남아있다. 특히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 등 안보 문제에는 한국은 미국과 안보 동맹을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는 힘든 외교적 균형 문제가 남아있다. 이번 APEC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한중 관계 복원의 출발점으로서 아주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회담을 통해 두 국가는 오랜 갈등의 시간을 뒤로하고, 서로 협력을 모색하며 파트너로서 함께 발전해 나갈 전망을 보인다. 이러한 한중 관계의 완전한 회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이번 APEC을 통한 만남은 대한민국과 중국이 다시 협력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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