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곽지윤 기자]2025년 여름, 지구촌 곳곳이 기록적인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은 물론, 미국과 중국, 한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이상 고온에 휩싸이며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유럽 각국이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남서부 일부 지역의 기온이 무려 46도까지 치솟아 60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으며, 보건부는 노약자 보호를 위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이탈리아는 전국 27개 주요 도시 중 21곳에 최고 수준의 폭염 경보를 내렸고, 그리스는 폭염 여파로 산불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프랑스 역시 40도 이상 기온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며, 교육 당국은 학생 보호를 위해 일부 학교의 임시 폐쇄를 권고했다. 지난달 29일 포르투갈의 도시 모라는 섭씨 46.6℃를 기록, 6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바르셀로나는 100년 넘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폭염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뉴욕, 텍사스 등 동부와 남부 전역에서 기온이 섭씨 37도 이상을 기록하는 가운데, 아스팔트 도로가 변형되거나 주차장 바닥이 꺼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시 롱아일랜드에서는 뜨거운 열기에 버스의 뒷바퀴가 주차장 바닥을 뚫고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맨해튼 도심에서는 소방차 바퀴가 아스팔트에 빠지는 등 도시 기반시설에도 이상이 생기고 있다.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에선 도로가 들뜨고 차량이 튕겨 오르는 등 폭염으로 인한 지반 손상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도 북태평양 고기압과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2일 기준,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는 35도에 달했다. 서울에서는 열대야가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극단적인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꼽는다. 고기압이 대기 상층에 머물며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현상으로, 최근 유럽과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 동시에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의 눌리스 대변인은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에 의해 갇혀 서유럽 전역에 심각한 폭염을 유발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지중해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도시 열섬 현상이 폭염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후 과학자 프레디 오토는 “현 기상 모델은 폭염 추세를 지나치게 낮게 예측하고 있다”며, “이보다 더 심한 여름이 올 가능성도 크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기상 이상이 아닌, 기후 변화의 명확한 징후이며, 온실가스 증가와 대기 및 해양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한다. 지구 평균기온은 2024년 하반기부터 산업화 이전 대비 +1.5°C를 넘나드는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가 장기적으로 누적되며 전 지구적 열 축적을 야기하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후변화·보건 전문가 마리솔 이글레시아스 곤잘레스는 “유럽 각국이 폭염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면, 수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냉방시설 확보, 조기경보 시스템 개선, 야외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물 충분히 마시기, 외출 자제, 무더위 쉼터 이용 등 폭염 대응 행동요령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