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내 몸은 어떻게 변할까?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한동욱 기자] 현재 인간의 몸은 지구인 중력이 있는 환경에서 진화에 왔다. 따라서 중력이 없는 우주는 인체에 다양한 생리학적, 구조적 변화를 유발한다. NASA를 포함한 다수의 우주기관들은 장기 우주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수십 년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근육과 뼈의 위축, 시력 저하, 신경계 변화, 유전자 발현의 변화까지, 중력이 사라진 공간에서 우리 몸은 지구에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다르게 반응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은 우리의 근육과 뼈이다. 근육은 우리 전체 몸무게의 45%를 차지하고, 이는 뼈의 무게 비중에 거의 4배 달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우리의 몸에 중요한 뼈와 근육은 지구에서는 일상적인 활동만으로도 중력에 저항하는데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반대로 무중력 상태에선 근육과 뼈가 받는 하중이 거의 없어진다. 그 결과, 특히 다리 근육과 척추 주변 근육은 비활성화되며 빠르게 위축된다. NASA는 우주비행사들이 장기간 우주에 머무는 동안 1개월에 20%까지 근육량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뼈 역시 칼슘이 빠르게 손실되며 밀도가 감소한다. 대퇴골, 경골, 요추 등의 하중지지 뼈는 특히 더 많은 영향을 받으며, 골다공증과 유사한 증상이 단기간 내에 발생한다.

이에 따라서 척추에도 두드러진 변화가 생긴다. 지구에서는 중력에 의해 눌려 있던 척추가 무중력 상태에서 팽창하며, 대부분의 우주비행사는 신장이 2~5cm가량 증가한다. 이는 연골 사이가 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며, 지구로 복귀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일부 우주비행사는 척추 팽창으로 인한 허리 통증을 겪기도 하며, 척추디스크의 압력 변화로 인한 부상 위험도 증가되게 된다. 

또, 심장 역시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 지구에서는 중력에 맞서 혈액을 상체로 보내기 위해 심장이 강하게 수축해야 하지만, 우주에서는 혈류 분포가 평형 상태가 되며 심장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위축되고, 크기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순환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주에서는 시각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주에서는 얼굴로 체액이 몰리는 ‘얼굴 붓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는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 혈액과 체액이 하체로 내려가지 않고 머리와 상체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두개내 압력이 증가하고, 시신경을 압박하며 시각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NASA의 연구에 따르면 장기 우주 체류 후 시력 저하를 경험한 우주비행사의 비율은 60%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흐림이 아니라, 안구의 형태 자체가 변화하거나 망막, 시신경에 구조적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우주비행사들은 다양한 시력 교정 장비를 우주선에 함께 탑재하고 있으며, 복귀 후에도 시력 회복에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우주에서는 체중피부는 우주의 환경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 우주에서는 식단이 제한되고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주로 근육량 감소와 관련이 깊지만, 장기적인 식이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피부도 민감해진다. 우주선 내의 낮은 습도와 순환이 제한된 공기 환경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알레르기 반응이나 발진,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감각의 변화도 보고되고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몸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자극이 사라지면서, 감각 신경이 평소보다 예민해지거나 둔감해질 수 있다. 이는 장기간의 우주 체류가 신경계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간접적인 근거로 여겨진다.

우리의 겉으로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 안인 미생물과 유전자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미세 생물군과 유전자 발현의 변화는 최근 들어 특히 주목받고 있는 변화이다. 우주에 머무는 동안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비율은 빠르게 변하며, 이는 면역체계, 소화 기능, 심리상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내 미생물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극한 환경에서는 그 구성이 빠르게 달라진다 

미국의 ‘트윈 연구’는 우주비행을 통한 유전자 발현 변화의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준 연구이다. 이 연구는 우주에 간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와 지구에 남은 그의 일란성쌍둥이 형 마크 켈리를 비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콧은 우주 체류 중 7%의 유전자가 장기적으로 다르게 발현되었으며, 일부는 복귀 후에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가 길어지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 텔로미어는 노화 및 세포 수명과 관련이 있어, 우주가 세포 수준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주는 인간의 몸에 극단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우주에서의 생존이 큰 도전임을 보여준다. 근육과 뼈의 위축부터 시력 저하, 유전자 변화까지 우주에서의 삶은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단순히 우주비행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가 언젠가 달이나 화성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 결국 우주는 생물학, 의학, 공학이 함께 어우러져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첨단 연구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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