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년 전에 멸종된 매머드가 현재에 존재한다?

< 일러스트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9기 / 이지윤 기자] 유전자 복제는 점차 발전하고 있다. 최초의 복제 생물체, 복제 양 돌리는 1996년에 태어났다. 약 40년간 냉동 보관된 유전자를 활용해 프셰발스키 말과 검은발족제비의 복제가 2020년과 2023년에 각각 성공한 바 있으며,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를 정교한 기술로 복제하는 데에도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게 멸종위기종인 동물들의 복제가 잇따라 행해졌다. 또한 최근 미국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현지 시간 4일 쥐의 유전자를 교정해 매머드의 털 특성을 모방한 ‘털북숭이 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콜로설이 전한 바로는 2028년까지 매머드처럼 보이는 코끼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쥐의 유전자를 바꾸는 것 말고도 매머드와 유전적으로 가장 큰 유사점을 보이는 아시아코끼리의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것도 목표로 정했다. 연구팀은 매머드와 코끼리 등 친척 동물과의 유전자를 비교하고 매머드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을 결합하여 매머드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것을 위해 매머드의 특성인 복실한 털, 추위에 강한 성질, 지방 저장량 상승 등에 기여하기 위한 유전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실험은 기존의 단일 유전자 편집을 넘어 7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조작해 쥐의 털 표현형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하였는데, 이는 다중 유전자 편집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의미를 갖는다. 연구팀은 궁극적으로 멸종한 메머드의 유전적 특성을 현대의 가까운 친척인 코끼리의 유전체에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코끼리는 임신 기간이 22개월에 달하고,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빠른 속도의 유전자 편집이 어려운 점에서 대안 모델이 필요했다. 이에 오랫동안 유전자 편집 연구에 활용되어 온 쥐를 선택해, 쥐의 털에 영향을 주는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편집하는 기술을 시험했다. 

연구진은 냉동된 털복숭이 매머드와 현대 아시아코끼리에서 DNA를 채취하여 두 유전체를 비교하여 차이점을 찾아내 풍성한 털과 추위 적응을 담당하는 ‘핵심 유전자’를 식별했다. 그리고 쥐 배아를 변형하여 동일한 핵심 유전자를 갖도록 만든 후, 털이 풍성하고 추위에 적응할 수 있는 쥐가 태어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CRISPR-Cas9 편집기술과 사이토신 베이스 에디터 등의 첨단 유전자 편집 기법 사용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미국 바이오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만들어 낸 털북숭이 쥐. Colossal Biosciences 제공>

우선 CRISPR-Cas9 편집기술이다. CRISPR-Cas9은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해 이중 가닥을 절단하는 방식으로, 동시에 여러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이는 높은 편집 효율을 자랑하지만, 때때로 비의도적인 오프타겟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사이토신 베이스 에디터로  CRISPR-Cas시스템의 가이드 RNA를 활용하면서도 DNA 내의 사이토신을 티민으로 전환해 미세한 조정을 하였다. 두 시스템 모두 쥐의 줄기세포에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혼합하여 전기 충격을 이용, 세포막을 개방한 후 내부로 전달함으로써 작동되었다. 

콜로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 벤 램은 이 연구 결과를 통해 매머드를 복원하는 데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말하였다. 연구팀은 추후에 털북숭이 쥐들의 모발을 테스트하고 모발의 발달을 더욱 자세히 연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 또한 존재한다. 몇몇 사람들은 쥐의 유전자를 변형해 ‘털북숭이 쥐’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윤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매머드와 같은 생물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인 쥐보다 털이 더 많은 생물을 만드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과학자들은 멸종 동물 복원이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코끼리와 같은 대형 동물의 유전자 편집이 동물 복지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콜로설 측은 털북숭이 쥐가 매머드 복원 연구의 중요한 중간 단계이며, 궁극적으로 매머드 복원을 통해 북극 툰드라 생태계 복원과 온난화 감소를 목표로 한다고 반박했다. 즉 북극 툰드라에서도 살 수 있는 매머드와 같은 생물의 무리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이며, 동물들의 방목 습관이 녹지 확장을 촉진하고 빙하가 녹으면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콜로설의 목표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현대의 인간들이 매머드와 비슷한 것을 볼 수 있을뿐더러 그 무리가 지구 온난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쥐의 유전자로 한 실험을 코끼리에게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 털북숭이 쥐의 모발이 정확히 매머드의 모발과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없다는 점, 유전적 변화가 코끼리에게 이상을 일으켜 고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와 난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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