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9기 / 곽지윤 기자]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이후, 이웃 국가들인 캐나다와 멕시코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주변 국가인 캐나다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캐나다는 이에 맞서 전력에 대한 추가 세금을 부과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보복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고율 관세에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캐나다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경제 성장률이 최대 1.3%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1.7%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추가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트럼프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이다. 멕시코도 미국으로부터 25%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멕시코 외 주변국가들의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나 캐나다의 사례처럼 보복 관세를 단행할 경우 미국의 강력한 대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멕시코는 캐나다와는 달리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멕시코 통계청 (INEGI)에 따르면 멕시코의 수출 물량이 전년도에 비해 13.7%로 급감했다는 걸 볼 수 있다. 매년 약 380만 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데, 그중 80%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 시장을 목표로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된 멕시코 차량이 미국으로 수출될 때 평균 2만 5천 달러 (3천607만 원)에서 6천250달러 (901만 원)까지 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높아진 가격으로 구매 매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자동차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멕시코의 경제 성장 또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에, 이러한 부정적 여건 속에서도 반사이익을 누리는 국가들도 존재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이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동남아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있는 것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 갈등은 2025년 지금까지도 두 나라 사이에 긴장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25년 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이러한 미국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조치로 중국은 2025년 3월 10일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2차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이와 같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피하고자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공급업체인 럭스쉐어 (Luxshare)와 페가트론 (Pegatron) 사의 경우, 기존에 중국에서 다수의 공장을 운영해 왔으나, 현재는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을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반도체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베트남에서 반도체 패키징을 맡길 하나마이크론과 협력하면서 베트남에서의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트렌드를 보면, 미중 무역 갈등이 동남아 국가, 특히 베트남에 반사이익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대신 베트남을 생산 거점으로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베트남의 경제성장에 큰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제적 타격을 주면서도,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양면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앞으로도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된다면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깊은 캐나다와 멕시코 같은 국가들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반대로 새로운 대안을 찾는 기업들에 의해 신흥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