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틱톡 퇴출의 이유와 영향
자유를 위한 규제, 어디까지가 적절한가
[객원 에디터 8기 / 신승우 기자] 2024년 4월,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인 ‘틱톡 (Tik Tok)’을 대상으로 한 ‘틱톡 금지법’이 미국 연방 의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19일 발효를 앞둔 상태였으나 바이든 정부는 법안의 발효를 연기했으며,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에 대략 75일의 유예를 주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시행할 것을 언급함에 따라 18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서비스 차단 조치를 해제한 상태이다.
미 정부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틱톡이 수집한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의 수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정보법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정보활동을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틱톡이 미국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 내 개인들의 행동 패턴과 취향을 파악하고, 정치적 선동이나 여론 조작에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주요 우려 사항이다.
실제로 틱톡은 과거 홍콩 시위 관련 동영상의 삭제와 제한, 그리고 위구르족 인권 침해 사례 등을 통해 중국 정부의 논란을 검열하는 행위를 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 내의 정치인들을 비방하거나 극단적인 정치적 선동성 동영상을 확산시키는 등, 미국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포착되어 이는 중국 정부가 틱톡을 활용해 미국 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 화웨이와 카스퍼스키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및 러시아 기업에 대한 미국의 국가 안보 우려는 오랜 기간 지속되어 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틱톡 규제와 퇴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틱톡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거나, 미국 내에서의 운영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미국 내의 틱톡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틱톡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가 진행되면서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틱톡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그들의 콘텐츠 제작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의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틱톡 사용자들은 레드노트와 같은 틱톡 대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눈에 띈다. 레드노트는 틱톡과 유사한 구성을 가진 중국 SNS 앱이다. 레드노트는 아직 영미권에 공식적으로 로컬라이징이 되어있지 않기에 중국어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CNN에 따르면 레드노트는 미국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부문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틱톡에서는 여러 크리에이터들이 레드노트를 홍보하고 팔로워들에게 플랫폼을 옮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 레드노트에서는 ‘틱톡에서 넘어왔다’와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업로드되고 있다. 틱톡 사용자들의 대체 플랫폼으로의 이주는 젊은 세대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이렇게 틱톡의 사용자들이 미 정부의 규제에 따라 레드노트로 이주하는 현상은 미국 대중, 특히나 소셜미디어 앱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의 대중인식을 보여준다. 과거 냉전시기와는 달리 더 이상 국민의 대다수에게 특정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인식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테무, 틱톡과 같이 중국발 앱은 빠르고 깊숙하게 미국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정부의 규제가 개인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틱톡 문제는 기술과 정치, 경제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다.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향후 미국의 디지털 정책 방향성에 대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