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우리는 곧 화성에 갈 수 있을까?
[객원 에디터 8기 / 정동현 기자] 도날드 트럼프의 재임으로 지난 1기 재임 시 진행했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최대 격전지로 알려졌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재집권하게 되면 임기 내에 ‘인간이 화성에 가게 하겠다’고 공헌했다. 또한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 CEO)의 스페이스 X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그의 당선과 함께 머스크의 우주 탐사 사업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US News에 따르면 머스크는 11월 7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화성 탐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18일 오후 4시(미 중부 시간),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달과 화성 탐사 및 우주여행을 목표로 설계된 우주 발사체 ‘스타쉽(Starship)’의 여섯 번째 지구 궤도 시험 비행이 예정에 있다. 이번 비행의 목적은 로켓 추진체인 ‘슈퍼헤비(Super Heavy)’의 기능 강화를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스타십은 1단 로켓 ‘슈퍼헤비'(71m)와 2단 로켓 ‘스타십 우주선'(50m)으로 구성된 총길이 121m의 대형 우주선이다. 지난 10월 13일에 실시된 다섯 번째 시험 비행에서는 슈퍼헤비가 발사 7분 만에 역추진과 정밀 자세 제어를 통해 발사대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 X는 이번에 있을 스타쉽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을 통해 우주선의 지구 궤도 비행을 정상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화성 진출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그동안 달 탐사를 통해 쌓아 왔던 노하우를 화성탐사에 적용시키겠다는 큰 포부와 함께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정책 지침 1호(Space Policy Directive-1)’에 따라 시작되었다. 이 지침은 NASA가 달 탐사를 재개하고, 이를 통해 화성 탐사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까지 인간을 달에 재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며, 이를 위해 NASA의 예산을 증액하고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규제 완화와 민간 부문의 혁신을 강조하였는데, 특히 인공지능(AI)과 우주 산업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인간 착륙 시스템(Human Landing System, HLS)의 개발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NASA 감사실은 HLS 개발 일정이 기존 주요 NASA 우주 비행 프로그램들에 비해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지연 가능성을 경고하였다. 이와 함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예산 문제에 직면하였는데, 정부 감사에서 2025년까지 총비용이 9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HLS 계약에서 민간 사업자로 스페이스 X가 선정되면서, 경쟁사인 블루 오리진이 이에 반발하며 법적 문제를 제기하였다. 거기에 팬데믹의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이 발생하였고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인, 특히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년 만에 유인 달 착륙을 다시 실현하고, 최초로 여성 우주인과 유색인종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목표는 2026년 이후로 연기된 상태이다.
트럼프 2기의 전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최신 자료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 정책 추진방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 정책 방향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 정책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화상 탐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자국 산업 보호와 기술 주도권 강화를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간 주도의 혁신을 강조하며, 정부의 R&D 예산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의 혁신 활동을 지원하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강화하여 외부 충격에 대비해야 하며,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의 기술 자립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외에도 유럽, 일본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기술 협력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하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기존의 화성탐사의 민간사업 파트너이자, 그의 열렬한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의 우주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머스크는 선거기간 동안 ‘아메리카 팩(America PAC)’이라는 정치자금 모금 단체를 설립하여 최소 1억 1,9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우주개발 사업을 가속화하는 지원이 이루어지면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 X와 산하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 스타링크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근 스페이스 X의 차세대 ‘스타쉽’에 들어갈 보조 동력 배터리와 전력 공급 배터리를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에 의뢰해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해당 배터리는 개발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로 이르면 내년 스페이스 X가 새로 선보이는 우주왕복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기업들에도 다양한 변화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