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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에 맞서는 대만의 자주 주권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신승우 기자] 지난 10일,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이 대만의 113년 건국절 기념 연설에서 “지금의 중화민국(대만)은 이미 타이, 펑, 진, 마 (대만 본섬, 펑후도, 진먼도, 마쭈도)에 뿌리를 내렸고,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총통으로서 내 사명은 국가생존과 발전을 수호하고 2300만 대만 인민을 단결시키는 것”이라며 “국가 주권을 지키려는 결심에 변함이 없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현상 유지 노력에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날 ‘대만 독립’등의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으나, ‘대만과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라는 표현으로, 양국이 사실상 다른 국가라는 뜻을 밝혔다. 장영희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국경절 연설에서 라이칭더 총통은 기존의 정부와는 차별화된 ‘현상유지’ 노선을 보여줬다”며 “라이칭더 행정부는 중국이 절대 반대하는 ‘두 개의 국가론’과 ‘대만 독립론’ 사이를 파고드는 ‘두 개의 중국론’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국에 예속되지 않는 또 하나의 중국인 대만이 있다는 뜻이다. 라이 총통의 발언은 대만이 중국 통치 아래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의 발언은 대만 국민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으며, 이는 대만의 정치적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됐다. 라이 총통은 대만의 오랜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대만이 오랜 역사와 고유한 문화를 지닌 지역임을 상기시키며, 이를 통해 대만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 총통의 발언 직후, 중국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대만의 독립 의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라이칭더 연설은 양안의 역사적 연결을 떼어놓으려는 음모로, ‘상호 불예속’과 ‘주권 견지’등 논조를 되풀이하면서 대만 독립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모양을 바꿔 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어리석은 대만 독립 입장과 정치적 사익을 위해서는 대만 해협 긴장 격화도 불사하는 음험한 속셈을 다시금 드러냈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이러한 반응은 중국이 대만의 독립적 움직임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며 대만 문제를 국가의 정체성과 영토 보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이로 인해 대만의 독립과 같은 발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후, 지난 14일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라이 총통의 발언이 있은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 훈련을 실행했으니 이는 대만의 독립 선언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SNS 공식 계정을 통해 전구 육해공군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섬 북부, 남부, 섬 동쪽에서 연합 2024B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훈련은 대만 분열 세력의 독립 도모 행동에 대한 경고이자 국가 통일을 수호하는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 강조했다. 중국군은 훈련에 항공모함 랴오닝함도 동원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은 양안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향후 갈등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양안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 총통의 발언과 중국의 군사적 대응은 대만과 중국 간의 갈등이 단순한 정치적 문제를 넘어 국제 정세와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의 독립 의지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중국은 그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대만이 독립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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