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전환점: 별세포의 자가포식

뇌 속 별세포가 독성 단백질을 제거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한 걸음 다가가

<사진 출처: Pixabay>

[객원 에디터 8기 / 김채희 기자]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뇌질환극복연구단 류훈 박사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이창준 단장 연구팀, 보스턴 의대 이정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우리 뇌 속에 있는 별세포(Astrocytes)를 이용한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Alois Alzheimer)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됐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신경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기억력 감퇴, 언어능력 저하, 판단력 및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저하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로서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 안에서 과도하게 만들어져 응집 및 축적되면서 뇌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 염증반응 등도 뇌세포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됐다. 

알츠하이머 발병의 40~50%는 유전적 요인이라고 보고됐다. 가족력 혹은 유전적 요인 이외 고령이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도 전해졌다. 치매를 앓는 고령자의 60~8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치매를 경험한다.

알츠하이머 병의 인지기능 증상을 치료하는 두 가지 종류의 약물이 미국 식약청(FDA)에 승인을 받았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와 NMDA 수용체 길항체를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약물들은 인지기능 개선 및 진행지연 효과를 보인다. 특히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기억 및 학습에 중요한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하여 아세틸콜린이 뇌에서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도와준다. 이는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 억제제의 경우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두 약물 모두 진행을 늦추는 데 큰 도움을 주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완치는 불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선 연구팀이 뇌 속 별세포가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자가 포식(Autophagy) 작용을 하며, 이는 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렸다. 자가 포식은 스스로 세포를 잡아먹는 것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별세포의 자가 포식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를 줄이고, 동시에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뇌의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 부위에서 자가 포식 조절 유전자의 기능 발현이 증가하면 병리 현상이 줄어든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별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발현하는 자가 포식 유전자를 이식한 결과, 손상된 신경세포가 회복되는 현상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는 주로 신경세포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이번 연구는 비신경세포인 별세포를 새로운 치료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치료제 개발에 더 가까워졌다는 희망을 주는 중요한 발견이다. 

향후 연구팀은 별세포의 자가 포식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여, 치매 예방을 완화하는 약물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연구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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