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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편리함에 고려하지 못한 문제들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함예은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에 일어난 많은 변화 중 하나로 키오스크 사용량의 증가를 뽑을 수 있다. 키오스크는 터치 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로 비대면 업무가 가능해 식당이나 주민센터 등 수많은 공공장소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키오스크 접근성 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운영 대수는 2019년 18만 9951대에서 2022년 45만 4741대로 3년 새 2.4배 증가했다. 특히, 요식업의 경우 같은 기간 5479대에서 8만 7341대로 약 17배 늘었다.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고, 사업자로서는 주문, 접수와 같은 간단한 업무는 키오스크를 통해 처리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키오스크 이용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키오스크가 누구에게나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기기 사용법이 익숙지 않은 데다 중장년층의 경우도 노안 등으로 작동이 쉽지 않고, 디지털 기기 사용보다 직접 주문하고 결재하는 기존 거래 방식을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편리한 키오스크가 누군가에게는 사용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다. 키오스크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노인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인들은 특히, 보건복지부의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1만 97명 가운데 키오스크 주문에 어려움을 느낀 사람은 64.2%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고령소비자의 51.4%는 키오스크의 복잡한 작동 방법에, 49%는 뒷사람 눈치에, 44.1%는 그림·글씨의 작은 크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또한, 도여성가족연구원이 2023년 ‘디지털 세상이 만든 보이지 않는 벽에 갇힌 사람들’을 주제로 발표한 성인지 통계를 본지가 재분석한 결과, 이를 활용하는 강원지역 노인은 10명 중 3명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여가원이 활용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식당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로 주문해 본 경험이 있는 강원지역 노인은 32.8%(조사 대상자 380명 중 123명)에 불과했다. 경험이 있는 노인 중에서도 ‘불편하다’는 응답이 78.8%에 달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중교통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차·고속·시외버스 예매를 위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본 노인은 31.5%(118명)였고, 이중 94.9%가 ‘불편하다’고 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88.5%(376명)가 ‘정보 제공서비스가 온라인 중심이어서 이용하기 어렵다’며 전반적인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 및 복지관에서 현재 노인 대상으로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사용자 환경 개선과 개발자에 대한 교육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소비자 24는 키오스크 표면에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폰트크기를 12mm 이상, 대체 콘텐츠 제공 등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지털화에 적응하지 못한 노인 등 취약계층은 앞으로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면서 “사업자 측에서는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해 키오스크 운영을 해야 하고, 표시지침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키오스크로 인해 몇몇의 삶이 편해진 건 사실이지만, 소외된 계층이 있다는 것 또한 인지할 필요가 있다. 기술이 발전하는 동시에, 기술을 접하는 모든 이가 소외되지 않고 발전에 발맞추어나갈 수 있도록 수정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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