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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세’가 종료되고 ‘인류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 Illustration by Hae jin Choi (최해진) >

[객원 에디터 6기 / 박서진 기자] 신생대 제4기의 마지막 시기이자 약 1만 1,700년간 지구에서 계속되어 온 현세인 종료를 앞두고, 이제는 인류세에 속한다는 주장이 대두하였다. 

홀로세(Holocene)는 약 1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를 말하는데, 플라이스토세 빙하기가 끝난 이후 신생대 제4기에 속한다. 또한 인류세(Anthropocene)란 인류를 뜻하는 ‘anthropos’와 시대를 뜻하는 ‘cene’의 합성어로서, 인류로 인해 빚어진 지질시대라는 의미로, 인간이 자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지질시대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환경 변화가 바위나 빙하, 심해 침전물 등이 자연에 뚜렷이 남게 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따라서 인류세임을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대한 논란거리가 화두에 올랐다. 

공식적으로 인류세라는 용어는 인정되지는 않았으나, 2000년에 처음으로 인류세가 주장되었으며 현시점에서도 끊임없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2000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환경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한 네덜란드의 대기 화학자였던 파울 크루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제 홀로세가 아니라 인류세에 살고 있습니다.” 이에 과학자들은 2004년 8월, 유로사이언스 포럼에서 인류세 이론을 지지한 바 있으며, 국제지질학연맹 IUGS는 2009년 인류세 워킹그룹을 설립해 인류세 도래 여부에 대해 의논하였다.

2011년에 들어서는 영국ㆍ미국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를 가지기 시작하였다. 현시점에서, 35명의 지질학자로 구성된 인류세 워킹 그룹(AWG)은 2023년 7월 투표를 거쳐 캐나다 크로퍼드 호수를 국제표준층서구역(GSSP, 인류세를 대표하는 지층)으로 선정했으며,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된 플루토늄이라는 원소를 인류세의 주요 마커(표지)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이 인류세를 둘러싼 이견에 AWG를 탈퇴하는 등 아직 명백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인류세를 지정하는 것에는 기후위기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는 매우 느리게 형성되는 지층을 연구하는 지질학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또한 일부는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 시대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인간에 의한 지구의 파괴를 강조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확연한 증거들이 떠오르는 지금, 머지않아 인류새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이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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