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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시위 촉발 아미니 의문사 1주기

이란 전역에서는 정부의 인권 억압 지속

서방 국가들… “인권 억압하는 정부와 단체에 제재 가할 것”  경고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6기/장수빈 기자] 2022년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게 끌려갔던 마흐사 아미니(22)가 조사를 받던 중 사흘 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히잡(Hijab)은 아랍어로 ‘가리다’란  뜻에서 유래한 말로 얼굴만 내놓고 머리 목 가슴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복장을 말한다. 이란은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은 경우, 종교경찰에 의해 구금되거나 구타당하는 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이 여성에 대한 폭력의 상징이라며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되었고, 이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년 동안 여성들은 그들의 삶에 대한 자유를 외치며  ‘히잡 시위’를 이어갔지만, 이란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저항세력을 탄압했다.

이란 정부는 아미니 사망 1주기를 기점으로 시위가 재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속을 강화했다. 아미니를 추모하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일 수 있음을 감안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테헤란 거리에 검문을 위한 경찰관을 더 많이 배치하였다. 또한 여성 운동가 수십 명을 체포해 시위가 발생할 수 있는 원천을 차단했으며 이란 곳곳에서 인터넷 연결이 끊기거나 소셜미디어 등의 접속이 불가한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안타깝게도 이란 내 인권 상황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으며 강화된 감시와 과도한 탄압으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된 면도 있다. 이란 정부의 탄압은 언론인, 교수,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나이, 직종 분야를 가리지 않고 행해졌다. 이란 사법부는 시위대 7명을 시위 과정에서 보안군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에 처했다. 이러한 강경한 대응으로 시위가 약화되자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정부는 곳곳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이런 사람들이 출입했던 상점이나 식당 등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더불어 히잡 미착용에 대한 처벌 강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이란 정부의 끊이지 않은 탄압에도 이란 여성들은 꾸준히 저항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각국 언론들은 아미니 사망 1주기를 돌아보며 이란 정부의 반인권적인 조치에 대해 폭로하고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기사들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아미니 사망 1주기인 16일 하루 전인 15일(현지시간) 이란 내 개인 25명, 국영 언론 3곳, 인터넷 회사 1곳 등을 대상으로 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테헤란의 히잡 의무법을 집행하는 관료인 이란의 문화장관과 차관, 수도 테헤란시장, 이란 경찰 대변인 등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캐나다는 이란 혁명수비대 인사 등 6명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란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이 지지와 응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모든 측면에서 심하게 차별받고 통제된 삶을 살아왔던 이란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용기 있는 그들의 목소리가 언젠가는 자유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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