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숙면 중, 뇌에서 일어나는 일

수면의 중요성 – 주목적, DNA 세포 손상 감소를 위해

기초과학연구원(IBS), 광학이미징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이용해 억제성 PV 뉴런의 원리 밝혀

쥐 실험 통해, 숙면중과 깨어있을 때의 뇌 차이 관찰 

<Illustration by Yujeong Lee (이유정) >

[ 위즈덤 아고라 / 제갈혜진 기자] 2021년, 우리나라 불면증 환자수가 109만 명으로 5년간 30%가 증가했다. 매년 늘어나는 불면증 환자들은 스트레스, 질환, 약물부작용 등의 이유로 밤에 잠이 드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잠을 중간에 자주 깨는 증상을 겪는다. 또한, 낮에는 급격한 피로감, 주의집중장애, 그리고 불안장애 등을 겪고 있다. 피로감이 쌓이고 불면증이 지속되면 고혈압과 당뇨 같은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잠은 사람들의 생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잠을 잘 때 우리의 뇌는 외부 자극을 크게 받지 않아 가장 유용한 기억을 유지하고 모든 기억들을 평가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새로 습득한 기억의 재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한마디로 하면 잘 때도 뇌는 계속 작동을 하고 있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슬립’이라는 저널에 따르면, 수면의 주목적은 뉴런에서 발생하는 유전적 손상을 줄이는 염색체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즉, 사람이 하루에 받아들이는 다양한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뇌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뇌 세포 DNA가 손상되는데, 수면을 통해 뇌에 있는 거대 분자 생합성, 세포의 작용에 의한 유기 물질의 화학적 합성이 이루어지면서, 손상세포를 최적의 컨디션으로 복귀해 주는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양질의 수면은 사람의 장기간 기억력을 늘려주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치매 방지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잠이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좋은 효과들은 많은 이들이 직접 경험해 봐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뇌는 인체에서 연구하기 가장 어려운 부위이기 때문에, 몇 가지에 대한 원인, 또는 원리에 대해 명확하게 나온 결과가 드물다.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나온 논문에는 사람이 수면상태에 있을 때 뇌혈류가 증가하고,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원리에 대해 정확한 실험 결과를 밝혔다. 

IBS 기초과학연구원의 김성기 단장은 뇌과학 이미징과 광유전학 자극을 이용해 강한 빛으로 신경을 자극시키는 실험을 살아있는 쥐한테 적용해, 억제성 뉴런 중 하나인 ‘PV 뉴런(Parvalbumin neuron)’에 혈류 증가를 일으키는 원인인지에 대해 실험을 했다. PV 뉴런은 물질 P라는 성분과 혈관 확장 물질인 산화질소를 분비하는 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신경이다. PV 뉴런은 다른 억제성 뉴런들과 다르게 직접적으로 혈류를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분비하지 않기 때문에 PV 뉴런이 혈류 조절을 하는데에 어떤 역할을, 어떤 방식으로 영향이 됐는 지에 관해 확실하지가 않았다. 특히, 지금까지는 PV 뉴런이 매우 느린 혈류 증가에만 기여를 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PV뉴런의 직접적인 역할과 다른 뉴런들과, 전체적으로 수면 중 우리의 뇌에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진은 유전학적 기법으로 빛을 감지해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단백질을 PV 뉴런에서 발견했다. 실험에는 광학이미징 기술과 기능적 자기 공명영상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신경활동이 증가할 때 혈류 및 산소 소비량의 증가량을 고품질의 영상신호를 구성할 수 있는 기계를 동시에 사용했다. 이를 통해 쥐가 수면 중일 때와 깨어있는 상태의 외혈류 변화를 비교해 PV 뉴런의 역할을 지켜봤다. 

그 결과, 쥐가 마취로 인해 수면상태일 때는 광 자극으로 PV 뉴런이 활성화된 동안에는 뇌혈류 감소가 일어났지만 자극이 꺼졌을 때에는 아주 느린 속도의 혈류 증가가 일어났다. 반면 깨어있는 상태에서 광 자극이 끝난 후에도 PV 뉴런이 혈류 감소를 일으켰다.

이 뜻은 깨어있을 때는 PV뉴런의 활성도가 감소하고 혈관이 밑에 사진에 나온 것처럼 혈관이 수축해, 피가 이동할 공간이 작아져 뇌의 뇌혈류 속도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깨어있을 때는 흥분성 뉴런의 활동을 억제해 세포가 발달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세포가 손상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쥐가 자고 있을 때는 억제성 뉴런에서 Substance P라는 신경 펩타이드의 물질, 폴리펩타이드로서 수십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혈관 확장물질인 산화질소(Nitric oxide, NO)를 분비하는 신경 세포가 활성화된다. 그 결과로 수면에 취해있을 때는 혈관이 확장해 피가 더 빠른 속도로 분비될 수 있게 된다, 이 말인즉슨 뇌혈류가 전체적으로 빨라져 정보를 이해하거나, 정리, 또는 몇몇의 기억은 지우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깨어있는 상태와 마취(수면) 상태 PV뉴런 활성에 의한 혈관 반응 기전 모식도- 왼쪽은 깨어있을 때, 혈관이 더 좁아지는 현상, 오른쪽은 쥐가 수면마취 됐을 때의 혈관이 넓어지는 현상
<사진 출처: ibs 기초과학연구원>

이번 결과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수면 중 뇌혈류 증가에 PV 신경 세포가 중요한 역할에 대한 연구가 성공했으니, 이 새로운 지식을 통해 수면과 연관된 가지각색의 분야를 더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김성기 단장은  “수면 장애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연구결과라고 전했다. 

캐나다의 화학자 올랜드 알로이시우스 바티스타는 ‘세계에서 최고의 지우개는 숙면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 몸은 쉬고 있을 지라도 뇌는 꾸준히 활동을 하며 수면 중에 세포 손상 복구, 유전자 복구, 세포 생합성 등의, 우리 인체에 꼭 필요한 요소를 담당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통해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 지 한 번 더 강조하며, 불면증을 겪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미지의 세계 뇌를 더 탐구할 수 있던 유익한 실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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