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우리가 매일 먹는 미세플라스틱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 (이하나)>


[ 객원 에디터 5기 / 유시아 기자]

미세플라스틱이란?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00nm(나노미터) 이상, 5mm 미만인 플라스틱으로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게 쪼개져 있다. 100nm는 머리카락 굵기의 500분의 1 정도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생성되는 기원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처음부터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어 세안제와 치약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입자를 ‘1차 미세플라스틱’이라 하며,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모되고 깨져 작아진 입자를 ‘2차 미세플라스틱’이라 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치약, 각질 제거용 세안제 등 주로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세정 기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된다. 한 제품에 많게는 28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들어가 있으며, 보통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강, 하천, 바다로 유입된다.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입으로 들어간다”

인천대 해양학과 연구팀은 39개 브랜드 소금을 모두 합친 후 세계 평균 일일 소금 섭취량인 10g씩 먹는다고 가정해 환산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1인당 연간 2000개 안팎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우리가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결국 되돌아와 우리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정된 지역 소금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 연구 사례는 있었지만, 전 지구적 규모로 지역별 식용 소금의 오염도를 측정해 해양으로의 플라스틱 배출 및 해양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은 지난 15일 “환경부의 먹는 샘물 조사 결과 6개 제품 중 한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고, 해양수산부 소금 안전성 조사에서도 시판 중인 국산 소금 2종과 외국산 4종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식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결과를 빨리 국민들에게 알려 안전한 식품 선택에 도움을 주고, 오염된 제품의 유통 여부를 감시하고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바다로 떠내려간 플라스틱이 분해되지 않고 해수면을 떠다니면서 미세하게 분해돼 어패류와 소금은 물론 육지에서 생산되는 생수까지 들어가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체내 이동 경로

플라스틱의 주성분은 폴리머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첨가제,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노출된 이후 흡착된 화학적 오염물에 의한 영향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다. 미세플라스틱 속 화학물질들은 당뇨병, 비만, 성 기능 장애, 불임, 암, 에너지 할당 감소 등의 악영향을 끼친다. 국내 연구진은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의 이동 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미세플라스틱(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에 눈에 잘 띄는 일종의 특수 페인트를 칠해 실험용 쥐에게 먹이고 PET영상으로 48시간 동안 몸속 흡수 경로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은 위와 장에서 섭취 24시간이 지나면 배설을 통해 대부분 빠져나갔지만, 간에선 섭취 48시간에 이르렀을 때 섭취 1시간째와 비교해 방사성구리-폴리스티렌 양이 5배나 증가했다. 또한, 섭취 1시간이 흐르면 심장과 폐, 신장 등 다른 장기에서도 빠르게 퍼진다.

미세플라스틱의 규제

유럽연합(EU)은 미세플라스틱 규제에 가장 적극적이다. EU 화학물질청은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제품들에 대한 규제를 올해 안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화장품과 세제 및 유지 제품, 의료기기, 농업 및 원예 제품들이 대상이다. 한국도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정’과 ‘각질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화장품 및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사용과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는 올해부터 미세플라스틱 규제를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까지 넓혔다. 매년 자연으로 배출되는 방대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은 현재의 과학기술론 다시 수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해결 방안은 현재로선 자연으로 최대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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