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30일만에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고? AI 신약 개발 기술의 도약
[객원 에디터 5기 / 이채은 기자] 사상 최초로 AI만을 사용해 새로운 간세포암 치료 물질을 찾았다. AI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간세포암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을 찾아냈고, 이걸 억제하는 새로운 물질도 합성해 냈다. 올해 2월 AI를 통한 간세포암 치료 물질 개발 논문이 국제 학술 저널 ‘케미컬 사이언스’에 실리면서 많은 이목을 끌었다. 특히, 간세포암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을 찾고 단백질을 제어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모든 단계가 단 30일 만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주목을 받으며, 유례없는 기술 성장을 보여주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2014년 알렉스 알리퍼에 의해 설립된 생명 공학 회사이며, 이번 간세포암 치료 단백질을 찾는 데에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AI와 알파폴드를 함께 사용했다. 알파폴드는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 AI 딥마인드가 2018년 발표한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이며,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단백질 구조 대회 그리기라 불리는 ‘CASP’가 있다. 단백질은 여러 개의 아미노산이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40점을 넘은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나 알파폴드는 CASP에 출전해 9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뛰어난 성능을 증명했다.
신약 개발에서 표적 단백질 찾는 단계는 동물 실험을 수반하며, 가장 오래 걸리며 어려운 단계이다. 하지만 AI 기술을 사용한다면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아도 되며 시간도 한 달로 줄어든다. 신약 개발에서 표적 단백질을 찾는 데 성공할 확률은 5%도 채 되지 않는 데다 최대 10년까지 걸리므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단백질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신약 개발이 표적 단백질을 찾지 못하고 끝나버리고 마는데, 이 AI를 사용하면 더 짧은 시간과 적은 돈으로 쉽게 표적 단백질을 찾을 수 있다.
인실리코 메디슨의 자회사 AI는 판다오믹스와 케미스트리 42를 사용했다. 판다오믹스는 특정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와 단백질을 표시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다. 케미스트리 42는 표시된 단백질과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거나 상호작용하는 분자 구조를 생성하고 안정성과 성분별로 후보에 순위를 매긴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AI 신약 개발이 급부상하며, 지난 2022년에는 이 두 기술을 사용해 코로나 백신을 만들기 위해 시도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총 세 가지의 AI 기술을 사용하여 간세포암의 표적 단백질인 ‘CDK20’을 발견하고 억제하는 새로운 화합물 7가지를 만들어 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AI를 활용해 아직 규명이 안 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물질을 만들었다. 새로 만들어진 화합물로 구성된 신약은 임상 1상을 통과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전해졌다. 이 사례들은 AI가 미래 신약 개발 및 바이오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보여주는 중이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간 의대 교수이자 간 질환 치료 전문의인 스콧 프리드먼은 간세포암은 치료하기 힘든 질병 중 하나로 아직 승인된 치료법도 없고, 치료제도 증상만 완화할 뿐이라며 AI의 신약 개발에 큰 반가움을 보였다. 간세포암이 단백질과 유전자뿐만 아니라 식습관, 비만, 당뇨 등 여러 요인의 질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이 모든 변수를 예측하고 분석하기 힘들다. 그래서 스콧 프리드먼 또한 내부 연구팀과 함께 AI로 간세포암 치료 방법을 찾는 중이라 밝혔다.
그러나 AI가 미래 의료 산업을 엄청나게 바꿀 것으로 예상되지만, AI의 정확도를 의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실제 최근 AI의 유용한 활용을 알려진 Chat GPT의 정확도는 미국 스탠퍼드의 실험에서 93%의 정확도를 기록했지만, 질문과 답변을 검토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출처나 인용 등이 불분명하며 완전히 믿는 데는 조금 더 나아간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가 신약 개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력은 분명하지만, 아직 AI 기술을 완전히 믿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