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초미세먼지가 폐암을 유발하는 이유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

[ 객원 에디터 5기 / 이소민 기자 ] 봄이 되면 한국의 도시는 중국에서부터 날아오는 황사로 탁한 공기에 덮인다. 지난 12일 전국 미세먼지 농도는 환경기준치의 2.5배 이상을 보였으며,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나쁨 수준에 이르렀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인구의 90%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800만 명에 이르며, 그중 초미세먼지가 제일 위험한 요소로 나타나기도 했다. 초미세먼지로 비롯하여 추정되는 폐암 사망자는 약 25만 명 이상이며, 해마다 약 6000명인 비흡연자는 폐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는 대기오염은 세계 3위의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기오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 건강에 영향을 주는 건가? 

이 질문은 오늘날까지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영국 런던의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대기오염은 새로운 DNA 돌연변이를 통한 것이 아닌, 암 유발 돌연변이가 있는 기존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염증이 폐암을 유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케임브리지대 유전학 교수, 세레나 닉-자이날은 “모든 발암물질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발암 물질에 노출되면 DNA 가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암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연구”라고 주장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한국, 대만, 영국, 그리고 캐나다 4개국의 대기오염 농도와 상피세포성장인자 (EGFR),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한 폐암 환자 3만 3천 명의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대기 중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을수록 폐암 발병률이 높은 것을 알게 되었고, 캐나다의 경우 초미세먼지에 3년 노출된 후 폐암 발병 위험이 40%에서 약 73%까지 증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의 알랜 발메인 교수는 “대기오염이 암을 유발하는 주된 메커니즘은 새로운 돌연변이를 유발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속적인 염증이 기존 돌연변이 세포를 종양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돌연변이 폐암은 암을 예방하는 방법을 찾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으며, 발메인 박사는 “폐암의 원인이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 유발이 아니라면 기존 돌연변이 세포가 활성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 이어서 “염증과 싸울 수 있는 간단한 식이요법이 암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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