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수소 사용 위해서는 인프라, 수소 공급 방법 구축

생산가능한 그린수소 예상보다 적어

일본 자원에너지청 ‘수소 연료·전지 전략 로드맵’ 발표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 / 김민주 기자] 우리 삶에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발생시킨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가 여러가지 소개되어 왔다. 대체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구체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대체에너지 중 현재 가장 각광받는 신에너지인 수소에너지 또한 탄소중립을 실현시키기 위해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수소 사회를 향한 대변혁이 단순히 과학자들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기업, 시민 사회, 심지어는 개인까지도 힘을 합쳐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이에 대응하여 2014년 6월 일본 자원에너지청의 수소. 연료 전지 전략 로드맵은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의 치명적인 단점, 즉 대규모 공급이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수소는 화석 연료와 달리 자원이 넘쳐나며, 환경 또한 해치지 않는 청정에너지이다. 수소에너지는 이미 연료 전지의 형태로 보급되면서, 연료 전지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다. 수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려는 연구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상용화하는데 두 가지 난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수소를 사용하는 인프라가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수소를 공급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 사업으로서 진출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험난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물질이지만 지구상에서 단일 수소 원소 형태로 거의 존재하지 않아서 주로 물, 천연가스, 암모니아와 같은 화합물로 발견된다. 따라서 순수한 수소를 추출해서 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3가지인데 현재 가장 흔한 방식은 ‘탄화수소 개질 공법’이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수전해 기법’이다. 탄화수소 개질은 천연가스, 석탄 등과 같은 탄화수소에서 수소만을 추출하는 방법인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인 CCUS를 결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수소를 생산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한편, 수전해 기법은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방법인데 이 과정에서는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이때 화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할 경우 온실가스가 배출되므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여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 즉 ‘그린 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그린 수소의 생산량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초라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일본은 수소에너지에 대담한 베팅을 했다. 

일본 자원에너지청의 수소 연료 전지 전략 로드맵에서는 수소 사회로 가는 길을 3단계로 나누었다. 먼저 2020년대 전반까지의 시기를 ‘1단계’로 하고 ‘수소 이용의 비약적인 확대’ 시기로 정했다. 이미 계속해서 보급되고 있는 가정용 연료 전지인 에네 팜이나 연료 전지 자동차의 활용을 넓히는 동시에, 세계에 앞서 수소 및 연료 전지 분야의 시장을 획득한다. 2020년경 하이브리드차의 연료비와 동등 이하의 수소 가격을 실현하고, 2025년경 동격의 하이브리드차와 동등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연료 전지 차량 가격을 실현하는 연료 전지 사회로서의 본격적인 진입의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대에 걸친 시기를 ‘2단계’로 하며 수소 발전의 본격 도입과 대규모의 수소 공급 시스템 확립을 목표로 한다. 2020년대 중반에는 해외로부터의 수소 가격을 전반적으로 줄이고 상업적 기반에서 효율적인 수소의 일본 내 유통망을 확대를 계획하였으며 2030년경 해외에서 이용되지 않는 에너지로 만든 수소의 제조, 수송·저장의 본격화 및 발전 사업용 수소 발전의 본격 도입을 목표로 두었다. 이 시기에는 수소의 수요를 더욱 확대하고 수소의 유래를 미이용 에너지로 넓혀간다. 미이용 에너지란 해외 화학 공장 등에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수소나 원유 채굴에 따라 부차적으로 생산되는 수소 그리고 ‘갈탄’이라 불리는 석탄의 일종 등이 상정된다. 또한 2차 에너지로서 종래의 ‘전력’과 ‘열’에다 수소를 더해 새로운 2차 에너지 구조를 확립한다. 이렇게 수소를 대량으로 수송·저장하는 기술을 축적하는 동시에 수소 발전 실적을 쌓아감으로써 다음의 3단계를 준비하고 또 세계에 앞서 수소사회로 가는 데 필요한 기술과 수소 생산·유통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목표로 한다.

그리고 2040년경 이후 시기는 ‘3단계’로, 통합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 공급 시스템 확립을 목표로 한다. 수소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따르는 경우, CCS(이산화탄소의 회수·저장) 기술을 조합하거나, 재생 가능 에너지로 만든 수소를 활용함으로써 실제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공급 시스템을 구축한다. 2040년에 에너지 소비의 어느 정도를 수소로 조달할지에 대해서는 로드맵에 발표되어 있지 않다.

수소 생산과 사용은 추출, 탄소 제거, 액화 운송, 그리고 연료전지 등 여러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일본은 이러한 기술을 확보하는데 가장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의 전략에 의문이 남는다는 점은 일본이 정책적으로 기술과 자원을 투자하여 얻고자 하는 수소의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일본이 수소를 확대하는 배경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불황을 겪었으며, 지금도 반도체, AI, 5G 등 미래 주요 산업 분야에서 한국, 미국, 중국에 밀리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차원에서 뿐 아니라 산업계에서의 생존을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수소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일본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라는 매력적인 대안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빌 게이츠는 그의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이렇게 밝혔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재생에너지의 개발이 중요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땅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그는 전기 사용 자체를 일부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없으며 더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이 조금 어렵고 비싸더라도 가릴 처지가 아니며 얻게 될 수소의 양이 많지는 않더라도 일본의 여건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

지금의 석탄, 석유, 가스를 대체할 단 하나의 에너지원은 존재하지 않으며 특정 에너지원의 개발이 탄소중립을 실현시킬 수 없다. 따라서 다가오는 미래에 우리는 다양한 재생에너지와 함께 많은 기술을 겸비해야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수소가 제시하는 생산량 등의 숫자가 냉혹할 수 있다고 해도 이에 대해서 크게 당혹감을 느끼면 안 된다. 에너지 전환의 시작점에서 필요한 마음가짐은 기후변화 대처라는 인류의 과제를 직시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 소식에 들뜨지 않고, 우리가 마주하게 될 숫자에 실망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할 필요성이 많기에 사회를 바꾸는 미래의 신시대 에너지 기술인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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