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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인플레이션… 핼러윈 데이까지 영향

치솟는 인플레이션, 사탕가격..13% 상승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4기 / 장수빈 기자] 핼러윈(Halloween)은 매년 10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미국의 대표 축제이다. 하지만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을 쥐어짜고 있는 시기에 다가온 핼러윈의 지출이 반갑지만은 않다. 올해 미국인들은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무시무시한 핼러윈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There are supply chain disruptions for chocolate makers related to the Russia-Ukraine war. Similar impact of inflation could be seen on other holiday spending. Image: Quartz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따르면, 사탕 가격은 지난해(2021년)보다 약 13% 올랐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8.2% 올라 40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인데,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핼러윈 사탕 및 껌 가격은 9월 중 전년 대비 13.1%가 올라 역대 가장 가파른 상승을 기록했다. 

참고로 이 정도의 가격 상승 속도는 지난 1997년 12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9년 동안의 누적 가격 상승폭과 맞먹는다. 재무사이트 렌딩트리가 실시한 ‘인플레이션이 이번 핼러윈 지출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별도의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57%는 ‘그렇다’고 답했고 그중 25% 가까이는 ‘비싸진 사탕 가격 때문에 구매 수량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장식품, 의상 등에 필요한 비용까지 생각하면 가구당 지출액이 30% 이상 증가한다. 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올해 미국 소비자들은 핼러윈 사탕, 장식품, 의상을 사는 데 1인당 평균 100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연봉 10만 달러 이상 가구의 핼러윈 소비는 평균 340달러, 어린아이를 둔 가정의 경우 309달러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의 핼러윈 관련 총지출은 작년 지출보다 5억 달러 정도가 늘어난 106억 달러(약 15조 2173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소비자들은 이번 핼러윈을 준비하며 공급망 차질 이슈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0월이 되면 검은 고양이나 거미같이 핼러윈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장식물로 집 밖을 장식한다. 현재는 유명한 영화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배경부터 다양한 만화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개성 있게 집을 장식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 최대 인테리어 관련 판매업체 홈디포에서 인기 핼러윈 장식인 높이 3m의 해골 장식품은 이미 7월부터 품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콜릿 회사 허쉬는 핼러윈이 다가오면서 제품 수량이 다소 제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CNN은 24일(현지시각) 공급망 차질 악화로 인해 제품 품귀 상태가 발생했고 수십 년래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관련 제품 가격까지 올라 핼러윈 준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탕, 장식품에 이어 의상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 핼러윈 축제는 주로 아이들을 위한 축제로 발전했는데, 현재는 학교나 직장 혹은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도 분장 파티를 여는 경우가 많다. 핼러윈이 되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신기하고 기괴한 분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는데 전통적인 핼러윈 복장 외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나 대통령 같은 정치인, 인기인의 가면을 쓰고 옷을 차려 입고 축제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의상 역시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는 없다. 핼러윈 의상에 지출될 비용은 올해 36억 달러 정도로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성인 핼러윈 의상 비용 지출은 작년보다 2억 달러 넘게 늘어난 17억 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산됐다. 

오늘날 핼러윈의 대표적인 행사인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은 아이들이 마녀나 요정, 유령, 인기 만화의 주인공 등으로 분장하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먹을거리를 얻는 놀이이다. 이 명칭은 아이들이 외치는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미국에서 아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루인 핼러윈데이에 캔디 헌팅을 나갔던 아이들은 저마다 호박 바구니 한가득 사탕과 초콜릿을 받아 집으로 돌아온다. 이날 하루 아이들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도로에서 만난 차들, 마트, 놀이공원 등등 곳곳에서 하루 종일 트릿을 얻게 된다. 다가오는 핼러윈에 비어 가는 어른들의 지갑만큼 아이들의 호박 바구니가 가득 찰 수 있을지, 호박 바구니에 채워진 사탕으로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얼어붙어 있는 경제로 인해 쓰라린 우리의 마음이 달콤해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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