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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가 지난간 아시아, 대만이 위험하다

펠로시, “대만과의 약속을 버리지 않을 것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 방문”

중국 “중대한 주권 침해” 주장…미사일 동원한 대만 위협

한국 방문 중 위안부 언급한 펠로시 “미 의회서 결의안 통과, 자랑스럽게 생각”

< Illustration by Yeony Jung >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미·중 갈등을 격화시켰다.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던 중국은 4일 타이완 상공을 넘어가는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며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긴장 수위를 높였다. 

낸시 펠로시는  미국 내 대표적 ‘대중국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하원의장을 지냈다.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서 하원 의장으로 선출됐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며 현재까지 유일한 여성 의장이기도 하다. 

펠로시 의장과 중국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1991년에도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 당시 진압된 톈안먼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추모 성명을 낭독했다가 공안에 붙들려 구금됐다. 중국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 보이콧’도 주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 중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우리 대표단은 대만과의 약속을 버리지 않을 것을 명백하고 분명히 하기 위해 대만에 왔다”며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연대가 중요하다. 그게 오늘 이 자리에 가져온 메시지”라고 말했다. 즉, 미국은 대만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은 25년 만에 이뤄진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대한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실제로 미국 방문 이후 중국은 대만 기업체 4곳 이상을 제재했다. 대만산 감귤, 갈치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중국산 천연 모래의 대만 수출을 금지했다. 대만이 수백억 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군사 훈련은 탄도 미사일과 장사정포 발사에다 무인기를 동원한 정찰, 감시활동까지 전방위로 전개되고 있다. 연일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넘어 타이완을 위협하고 있다. 

무력 군사훈련이 실시된 4일과 5일 이틀 동안 중국 군용기 90대와 함정 24척이 중간선을 넘었고, 대만 국방부는 6일 중국 전투기 편대와 전함들이 대만해협에서 포착됐으며 일부는 양안 중간선을 넘었다면서 이들이 대만 본섬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가정한 훈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외교적 기피인물’로 인식하고 있는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직계 친족들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입국 제한과 중국과의 거래 금지 등으로 추정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위험한 행동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며 “이러한 극단적이고 불균형적이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 대응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전에 미국 일부에서도 대만 방문에 관한 우려를 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군은 대만 방문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 평소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 또한 중간 선거를 고려하며 이번 방문을 정치적인 기회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한국도 방문했는데,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이번 순방의 세 가지 중요한 목적은 안보, 경제, 거버넌스”라며 “어떻게 하면 한·미 동맹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한미 의회 간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논의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굉장히 특별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펠로시 의장은 “일본계 미국인인 혼다 의원의 발의로 위안부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통과시킨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결의안으로 위안부 여성에 대한 처우를 규탄하고 일본 관계자들과도 우리 의견을 돌아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아시아 순방 마지막 국가인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조찬을 함께 했다. 이 회담에서는 미일 동맹의 억지력 강화와 중국과 대만, 북한 등 지역 정세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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