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뜨거워진 ‘비건 열풍’… 각종 업계가 집중한다

국내 채식인구 250만명 예상

비건에 집중하는 식품업계와 뷰티업계 

트렌드 아닌 문화가 되어야 할 비건

< Illustration by Haewon Choi >

[위즈덤 아고라 / 임서연 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동물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채식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비거니즘’ 열풍이 가속화하며 비건 식품을 넘어 영양제, 간식, 뷰티, 패션에 이르기까지 비거니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업계에선 뜨거운 ‘비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비건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뷰티업계는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비건이란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말로, 세계채식연맹(IVU)에서는 채식주의자를 ‘육지동물은 물론 바다나 강에 사는 물고기도 먹지 않는 사람들. 단, 우유나 계란은 취향대로 섭취할 수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라고 정의한다. 

농심은 비건 관련 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5월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다. 농심에 의하면 포리스트 키친은 ‘프리미엄’에 중점을 맞춘 비건 레스토랑으로, 기존에 대부분의 비건 레스토랑이 햄버거나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었다는 것과 차별화를 뒀다. 비건 푸드도 고급스러운 요리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채식주의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레스토랑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농심은 지난해 말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면서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던 바 있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로, 식물성 다짐육과 카레, 소스, 양념류 등 40종의 제품을 갖췄다. 포리스트 키친의 일부 메뉴에도 베지가든의 대체육 베이스가 사용된다.

풀무원 또한 비건 전문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풀무원은 지난 5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1층에 기존에 운영하던 ‘자연은 맛있다’를 폐점하고 같은 자리에 ‘플랜튜드’ 레스토랑을 열었다. 이우봉 풀무원 대표는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플랜튜드’를 오픈하게 됐다”며 “풀무원만의 노하우를 살려 지속 가능한 비건을 실천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에도 비건이 열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4년엔 2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내의 다양한 뷰티 브랜드들도 ‘비건 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한국 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5만 명이었던 국내 채식 인구는 2018년 150만 명으로 늘어 10년 만에 10배가 늘었다. 지난해에는 200만 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25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의 50% 이상이 비건 라이프를 살아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식품업계부터 뷰티업계까지 비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허태윤 한신대 교수는 “비건 열풍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비건 열풍을 단기적으로 유행 정도로 보고 하나의 마케팅 기회로만 파악한다면 지속 가능한 브랜드 전략으로 삼을 수 없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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