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서 감자 수확량 줄어든다… 기후위기에 따른 품종 개발 기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소 요인 규명
기후 위기 대응 전략, 식량위기 대응 방책 중요성 커져
감자 발달 저해 원인과 관련된 유전자 선별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주요 식량자원들의 수확량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 감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감자는 고온에서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국내 연구진이 그 요인을 찾아냈다. 이전까지 고온에서 감자 수확량이 감소에 있어 ‘StSP6A 유전자’가 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외에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고온에서도 감자의 수확량을 유지하는 품종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이효준‧김현순 박사팀은 감자의 생육 시기별로 유전자 분석을 시행해 고온에서 감자가 재배될 때 덩이줄기(괴경) 형성을 억제하는 원리를 발견했다.
감자는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해오며 수차례의 식량난을 버티게 해 준 대표적인 구황작물이다. UN은 지난 2008년을 ‘세계 감자의 해’로 지정한 바 있으며 이는 전 세계의 극심한 빈곤과 기아 퇴치에 식량작물로서 감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기에 우주 식량으로도 각광받지만 감자는 더위에 취약한 작물이다. 국제감자센터는(CIP)에서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감자의 수확량이 2060년까지 68%까지 감소할 것이라 경고했다.
따라서 기후 위기 대응 전략과 함께 품종 개량 등 식량위기 대응 방책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기존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고온 환경의 감자에서는 ‘StSP6A’라는 유전자의 양이 감소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다. 감자의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StSP6A 유전자가 고온 환경에서는 발현이 억제돼 감자 수확량이 감소하는 원리다. 따라서 StSP6A 유전자의 감소로 감자의 수확량 또한 감소하는 것이라 추측해왔지만 이를 규명하는 연구는 수행된 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다양한 온도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생육 시기별로 감자의 유전자와 수확량을 분석하여, 고온에서 감자는 환경 적응으로 괴경 형성을 억제하지만 그 원리는 생육 초기와 후기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감자가 생육 초기에는 StSP6A(덩이 줄기 생성 유전자)를 ‘microRNA를 통한 RNA 조절’을 통해 억제하는 반면, 후기에는 ‘DNA 전사’를 통해 조절한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자는 온도가 높아지면 덩이줄기 형성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생육 전반에 걸쳐 스스로 억제하여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고온 환경에서 단순히 StSP6A유전자의 양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킨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인 감자 수확량을 회복시킬 수 없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StSP6A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식물체를 제작 후 고온 환경에서 재배했으며, 인위적으로 StSP6A 유전자를 증가시켰다. 그 결과, 수확된 감자의 개수는 증가했으나 감자의 무게는 회복되지 않아 전체 수확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시 말해 고온에서의 감자 수확량 보존을 위해서는 StSP6A유전자 이외에 다른 요인도 함께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광합성 산물인 당류의 함량이나 전사체 분석을 통해 고온에서 감자 발달 저해의 잠재적 원인을 제시했으며, 그와 관련된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들을 선별했다.
연구책임자인 이효준 박사는 “향후 감자의 형성을 저해하는 유전자를 추가적으로 규명해내 고온에서도 수확량이 유지되는 품종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현시대에 감자의 재배를 지속시킬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저명학술지인 ‘셀 리포트’의 3월 29일 자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