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TECH]2024년 로봇의 자율수술, 어디까지 왔는가?
현재 로봇 수술, 1-2단계에 머물러
원격 수술의 진행도
경조직, 연조직 수술로봇
[위즈덤 아고라 / 황시후 기자] 의료 로봇, 특히 수술 로봇이라 말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동화된 작업을 통해 의사와 같은 효과를 창출해 내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제어로봇시스템학회에 투고된 논문에 따르면, 현재 임상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수술 로봇들은 스스로 동작을 결정하는 ‘자동 수술 혹은 자율 수술’의 단계를 아직 온전히 적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가 발표한 ‘로봇 자율성 5단계’에 기초해 분석하면, 2024년도의 대부분의 로봇 수술은 0단계에서 2단계가 대부분이다. 아직 수술 로봇이 흔하게 상용화되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로봇 수술이 쓰임새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술에서 사전 계획을 통해 로봇이 수술을 진행하는 2단계의 로봇 사용수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의 1단계 로봇 수술은 ‘퓨마 560’이라는 로봇과 함께 이루어졌다. 원래 상업용으로 디자인된 이 로봇은, 1985년, 거대한 몸통과 비정교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인간을 상대로 뇌 조직 검사를 정확히 시행했다. 1단계 로봇 수술은 진화해, 1987년 첫 복강경 시술로 이끌었다. 신체에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하게끔 하는 이 방법은, 더욱 발전해, 로봇이 복강경을 들고 있는 용도 대신 직접 수행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를 넘어, 수술 로봇은 점점 2단계로 발전했고, ‘다빈치’ 수술 시스템을 통해 그에 근접하게 되었다. 사람이 직접 조종해 환자를 수술해야 했던 과거의 의료 로봇들과 다르게, 외과의는 외딴 콘솔에 앉고, 로봇은 외과의의 손 움직임을 변환해 수술 작업을 하게끔 했다. 더불어, 다빈치와 같은 수술 로봇들은 더욱 발전해, 2024년 현재, 활발한 개발과 임상 실험을 앞두고 있다.
위 사진은 ‘로봇 자율성의 6단계’를 보여준다. 0단계에서는 로봇이 아예 사용되지 않고, 1단계에서는 로봇이 외과 의사에게 인지적, 신체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고, 2단계에서는 로봇이 사전 계획을 바탕으로 특정한 수술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3단계는 2단계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특정한 부분이 아닌 더 방대한 스케일로 수술을 실행 및 실행 중에 계획을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4단계의 로봇은 인간의 감독이 필요없어지고 허락만 있으면 일련의 수술 작업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으며, 마지막 5단계에서는 온전히 로봇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2단계 로봇 수술은 특히, 연조직(soft tissue)에 비해 경조직(hard tissue)의 수술에서 빠르게 증대되고 있다. 경조직의 로봇 수술이 더 빨리 발전하는 데에는 3차원 영상의 도움이 크다. 예를 들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에선 인공지능과 로봇이 널리 사용된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모양의 연골과 관절뼈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3차원 영상으로 자료화 해, 인공지능으로 정확히 뼈의 모양, 위치 및 방향, 인대의 간격 등을 분석하고, 뼈를 얼마나 많이 어떠한 각도로 깎아야 하는지 분석해, 수술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 사전에 이런 계획을 세워, 로봇의 팔이 직접 뼈를 깎고, 이는 사람의 손이 직접 하는 것보다 감염과 실수의 위험이 줄어들어 정확하고 일관적인 수술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또한,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연골의 모양까지 3D 모델링으로 만들어내, 더욱더 환자 맞춤의 수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끔 한다고 한다. 이 4개의 로봇들 전부 CT 혹은 3D영상을 통해 세워진 사전 수술계획을 로봇에게 입력하고, 자동, 혹은 반자동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가장 유명한 경조직 수술용 로봇은 Stryker의 MAKO이고,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인공관절 로봇들은 크게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춘택의료연구소의 ‘닥터 엘씨티’, 큐렉소의 ‘큐비스 조인트’, 스트라이커의 ‘마코’, 스미스앤네퓨의 ‘나비오’이다. 앞 두 로봇들은 완전 자동 방식으로, 사람의 intervention 없이, 수술도중 온전히 로봇 만이 사전 계획에 따라 뼈를 깎는다. 나머지 로봇들은 반자동 방식으로, 사람이 로봇 팔을 잡고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연조직의 로봇 수술은 경조직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발전하고 있다. 연조직은 말 그대로 단단하지 않은 인체 내장기관과 조직등을 포함하며, 아직 위 소개된 다빈치가 의료 시장에 막대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의료기기 업체들은 연성 내시경, 마이크로 로봇 등, 연조직 수술로봇을 만들고 발전시키고 있다. 연성내시경이란 딱딱한 재질로 이루어진 경성내시경이 아닌 휘어지는 내시경을 뜻하며, 요관을 통한 신장 결석 제거, 방광, 전립선, 신장 검사등, 관내 수술에 사용된다. 또한, 알약처럼 삼키면 위와 내장 등을 돌아다니며 환부를 진찰, 치료하는 ‘마이크로 로봇’도 의료계가 그리는 로봇 수술의 미래상이다. 이 2-3 단계 로봇은 mm나 cm 정도의 작은 크기를 갖고 몸속에 들어가 검사 및 치료를 진행한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KIMIRo)은 2023년 국내 20개 연구기관과 협업해 여러 마이크로 의료로봇을 특허 출원했는데, 35 x 11mm ‘소화기 캡슐 내시경’, 환자의 심장 속에 들어가 정상적인 심박을 유지하는 ‘부정맥 치료용 무선 심박동기’, ‘간종양 색전술을 위한 의료로봇’등 다양한 기술들을 소개했다. 김자영 박사는 마이크로 의료로봇은 연성내시경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임상을 거쳐 5년 내에 제품화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코인더스 버추얼 로보틱스(Corindus Virtual Robotics))는 코패스(CorPath) 시스템을 개발해, 원격 수술이 가능하게끔 했다. 5G 통신과 코패스 시스템을 이용해, 인도 의료진은 32km 떨어진 거리에서 스텐트 삽입 수술을 진행했고, 성공적 이었다고 한다. 또한, 미항공우주국(NASA)이 MIRA라는 버추얼 인시젼(Virtual Incision)의 미니 수술 보조 로봇을 인류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수술로봇을 보내, 지구에 있는 의사가 조작하는 방식의 모의수술 기능 시험을 진행한다고 한다. 이의 장점은 의사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어도 긴급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이 발명들은 기술 발전이 의료 서비스를 재건축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며, 의료에 있어 새 패러다임을 알린다.
더불어, 3단계 로봇 자율 수술도 발전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 조직 자율 로봇(STAR)’을 개발해 돼지의 장을 봉합하는 장문합 복강경 수술을 정확히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 문합은 실과 바늘을 이용해 장기의 두 부분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그중에서도 장을 연결하는 장문합은 외과의사에게 가장 높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수술이라고 한다. 비록 시간은 20분가량 더 오래걸렸지만, 83%의 자율성으로 수술을 마쳤으며, 봉합용 실 간격의 편차는 STAR가 보조 로봇을 사용하는 것보다 2배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의료계의 전문가들이 인공지능과 로봇이 의료에 있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로봇 수술의 장점 또한 많다. 최소한의 절개로 감염을 줄이고,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며, 시간 단축 또한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로봇 수술은 1-2단계에 머물며, 수술을 온전히 자동화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의료 기술은 현재 발전하고 있으며, 또한, 사용자에게 힘, 진동, 모션을 적용함으로써 터치의 느낌을 구현하는 기술인 햅틱 기술이 아직 부족해, 외과의들도 수술할 때의 섬세한 자극을 와이어를 통해 느끼는 것은 아직 어렵다고 한다.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와 기술 개발을 기대해 본다.
[위즈덤TECH]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힘’이 된 시대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세계를 탐구합니다. 휴머노이드부터 기술과 의학, 천문학의 연결고리 등을 칼럼으로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황시후 기자의 ‘위즈덤 TECH’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