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2022년 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발견

[객원 에디터 4기 / 황시후 기자] 2022년을 기억하고 2023년의 새해를 반기며, 2022년 인류의 과학적 발전에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5가지 이슈를 모아보았다. 시시각각 발전하고 있는 현대과학 기술들은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 끝에 이뤄진 결과로, 지금부터 소개할 다섯 가지 발견들은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위대한 연구임을 상기시키고 싶다.

새로운 우주영상의 시대를 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인류는 현재 살고 있는 지구를 벗어나 더 큰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이 만들어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7월 관측을 시작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지난 30년간 사용하던 허블 망원경으로 볼 수 없던 더 깊은 우주를 더 선명하게 담아 새로운 우주 영상의 시대를 알렸다.

<출처: NASA,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적외선을 집중적으로 감지해 천체를 관측한다는 점이다.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을 주로 잡아내고 보조적으로만 적외선과 자외선 영역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멀리서 지구에 날아드는 빛일수록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으로 변하기 때문에 적외선이 장거리 천체 관측에 더 유리하다. 다시 말해, 장거리 관측 능력에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앞선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올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여러 우주 사진과 영상을 보내왔는데, 사라진 것으로 알았던 어린 별들의 탄생이 장관을 이루는 ‘창조의 기둥’ 관측 영상을 비롯해 더욱 오래되고 깊이 위치한 은하들의 존재를 알렸다.

<출처: NASA,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
<출처: Cnet, 점처럼 보이는 빛들이 각각 은하이다>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40광년 떨어진 ‘트라피스트-1’ 행성계에 속한 7개 행성을 집중 관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F소설에나 나올 법한 외계 행성과 그곳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발견으로 인류는 새 우주의 시대를 맞이할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잃어버린 도시가 발견되다

<잃어버린 도시 Z>와 유명 방탈출 시리즈 <아마존의 잃어버린 도시>의 소재인 아마존 밀림 속 잃어버린 도시가 지난 5월 실제로 발견되었다.

16세기 유럽의 탐험가들이 황금으로 뒤덮인 도시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아마존 밀림에 서서 결국 길을 잃었던 것과는 다르게, 하이코 프뤼머 독일 본대학교 연구진은 밀림의 내부 지형을 조사하기 위해 라이다(Lidar) 기술을 사용해 잃어버린 도시를 발견해 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한 뒤 그 빛이 돌아오는 속도와 시간, 방향 등을 측정해 지형의 구조를 세밀하게 측량하고 3차원 모델로 구현하는 장치이며, 이를 통해 아마존 강 남서부 유역의 숲에 이 기술을 적용한 숨겨져 있던 도시의 흔적이 드러났다.

<출처: Daily Express, 라이다 기술을 통해 보여진 도시와 실제 밀림속 모습>

비록 엘도라도처럼 황금에 뒤덮여 있지는 않지만, 연구진은 이 도시가 500~1400년경 볼리비아 아마존 강 근처의 ‘카사라베(Casarabe)’ 문화권의 거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이 문화권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지만, 이 도시의 발견으로 인해 알려지지 않았던 더욱 큰 도시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AI의 발전, ‘AI화가’ 대회에서 수상하다

2022년, 세계에는 AI 열풍이 불었다. AI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줄인 말이며 현재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1분에 약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는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반복적인 이미지 학습을 통한 AI 그림이 있다.

현재 AI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풍경 사진 같은 기존 이미지를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같은 명화 스타일로 바꿔 주는 방식이다. 색감, 질감 등 형식은 명화에서 잡아내고 전체적인 구도나 사물의 형태 등 내용은 풍경 사진에서 찾아 이 둘을 조합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의 그림을 학습한 뒤 새로운 그림을 그려낸다. 대부분 수많은 그림들을 학습시켜서 그의 스타일과 느낌을 본떠 완전히 새로운 그림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AI 그림은 기술의 발전을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그림을 그린다면 길게는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는 작품들을 AI는 몇 초만에 그 작업을 끝내며 사람이 그린 그림과 구별하기 굉장히 어렵다. 실제로 AI 화가가 그린 그림이 대회에서 수상하는 경우도 있었다. 8월 초 미국 콜로라도에 사는 제이슨 앨런이 예술 경연 대회에서 ‘우주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으로 디지털 예술 부문의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이 작품은 이미지생성 AI인 미드저니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 출처: 조선일보, midjourney가 그려낸 AI 그림>

AI는 그동안 인간들이 해오던 단순하고 반복적인, 위험할 수도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야만 했던 작업들을 대신 수행할 수 있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AI의 이미지 생성이 피할 수 없고 긍정적인 기술 발전이라고 보지만 예술가들은 실존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실험장치 CERN의 재가동

현대 물리학의 다양한 획기적 발견을 이끌고 있는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지난 6월 긴 휴식 끝에 재가동되었다. 스위스 제네바 인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설치된 LHC는 아주 빨리 회전해 입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올린 뒤 충돌시켜 빅뱅 직후에 우주에 있던 입자를 생성해 관측하는 장치이다. 지난 10년간 펜타쿼크(pentaquark), 글루온(gluon), 테트라 쿼크(tetraquark)를 포함해 59개의 다양한 입자를 발견해 냈다.

<출처: CERN에 설치된 LHC의 내부 모습. 원통 모양의 기계가 빛의 속도에 근접하는 빠른 속도로 회전해서 입자의 관측을 돕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캠퍼스의 물리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LHC에서 중성미자(neutrino)를 최초로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 유령입자로 알려진 이 작은 입자들은 인간이 만든 입자가속기 내부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이 발견은 과학자들이 아원자 세계를 조사할 수 있는 새로운 창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또한 1960년대 첫 가설로 제시된 뒤 그 실체를 발견하지 못했던 ‘힉스 입자’가 올해 LHC로부터 발견되었다. 이 소립자는 ‘신의 입자’로 불리기도 하며, 물질이 질량을 가지게 된 이유, 즉 ‘우리의 우주가 왜 이처럼 존재하는가’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 발견은 과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플라스틱을 먹는 애벌레

<출처: Getty image >

지난 10월, Nature Communications에서 발표한 연구는 자연친화적 재활용의 새 문을 열었다.

분자생물학자이자 아마추어 양봉가인 페데리카 버토치니(Federica Bertocchini)는 벌집을 돌보며 벌집에 있던 밀랍 벌레들을 비닐봉지에 넣고 있었는데, 애벌레들이 비닐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 자세히 조사한 결과, 애벌레의 타액이 실제로 가방의 폴리에틸렌 분자를 분해하고 있음을 발견했고, 이는 과학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플라스틱은 내구성이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폐기될 때 물, 해산물, 인간의 혈액을 오염시키는 가루 형태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그러므로 자연친화적인 재활용을 실행하는 것으로 미세 플라스틱의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밀랍벌레는 플라스틱을 분해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굉장히 자연친화적이기에, 연구자들은 이 밀랍벌레에 관한 발견이 효율적인 대규모 폐기물 관리나 가정용 재활용 키트의 발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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