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2022년 노벨물리학상, 양자역학의 선구자 양자얽힘을 선택하다

양자얽힘의 실험적 규명

2022 노벨물리학상은 양자물리학자들의 품에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아스페, 클라우저, 자일링어’ – 노벨위원회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 / 황시후 기자] 노벨 물리학상이 무엇인지 아는가? 

많은 사람들은 ‘노벨상 (Nobel Prize)’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상은 스웨덴의 발명가이자 화학자인 알프레드 노벨 (Alfred Nobel)의 유언으로 탄생했으며, 물리학상은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발견을 이룩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노벨 물리학, 화학, 경제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등 총 6개의 상이 있으며, 스웨덴의 각기 다른 기관들이 심사를 해 결정한다. 

첫 번째 노벨 물리학상은 1901년 12월 10일, 엑스선을 발견한 독일의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에게 수여되었다. 엑스선의 발견은 20세기 원자 물리학의 발전을 촉진시켰으며 현재 의료용 및 산업용 장비에 넓게 사용된다. 매년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국적을 불문하고 수여되는 이 상은 위 분야의 가장 큰 영광으로 여겨진다. 

121년간 총 수상자 221명의 전통을 자랑하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의 영광은 2022년에도 계속되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세명의 물리학자들이 영광을 누렸다. 노벨 물리학상을 포함한 노벨 화학상, 경제학상을 선정하는 노벨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Kungliga Vetenskapsakademien은 ‘양자 얽힘’을 연구한 알랭 아스페 교수(Prof. Alain Aspect ·프랑스), 존 프랜시스 클라우저 교수(Prof. John Francis Clauser ·미국), 그리고 안톤 차일링거 교수(Prof. Anton Zeilinger ·오스트리아)에게 수여된다고 밝혔다.

노벨상 발표전에는 큰 기대와 관심이 쏠리는데, 2022년도 수상에는 큰 이변이 없었다고 한다. 세명의 저명한 교수들은 양자 정보과학의 선구자들로 평가받는 물리학자들이며, 수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은 2021년부터 그들의 연구를 ‘노벨상 감’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의 이목을 끈 이들은 ‘양자 얽힘 (quantum entanglement)’를 연구했다. 몇몇 과학자 들은 양자 얽힘을 “가장 헷갈리고 복잡하고 교묘한 개념”이라고 설명하지만, ‘다중세계이론’과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는데 초석이 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양자 얽힘은 멀리 떨어진 두 입자의 물리량이 어떤 특별한 상호작용에 의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물리 이론이다. 양자물리학자들은 양자얽힘은 고전 물리학으로 설명이 불가하지만, 광자(빛)와 같은 양자역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며 실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이 불완전하다’는 의미의 EPR 역설을 발표하는 등 양자얽힘을 부정하기도 했다.

출처: 동아사이언스, 양자얽힘의 이해를 돕기위한 이미지

양자 얽힘을 이해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대한민국 서울에 입자 A가 살고 베트남 호찌민에는 입자 B가 산다. 두 개의 입자는 ‘얽힘 상태’에 있어서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독립적이지 않다. 이 말인즉슨, 서로에게 얽혀있기 때문에 둘 사이의 거리가 얼마만큼 멀어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어떻게 두 입자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입자의 스핀을 관측하기로 한다. 스핀(spin)은 입자가 가지는 고유한 값 또는 기본 성질로 업(up, +) 혹은 다운 (down, -)이 될 수 있다. 입자 A와 B 또한 각각 스핀을 가지고 있으며, 얽힘상태에 있기에 둘의 스핀은 서로 ‘상반’된다. A가 업 스핀값을 지닐 때 B는 무조건 다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입자가 어떤 스핀량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관측 시 업인지 다운인지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나중에 스핀값을 미리 결정하는 ‘숨은 변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을까? 

1960년대에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은 이 질문에 실험적으로 답할 이론적 가능성을 개발했다. 벨은 양자 얽힘을 설명하는 수식인 ‘벨 부등식(Bell’s Inequality)’을 제시하며 ‘만약 어떤 숨은 변수가 있다면 대규모 측정을 통해 나오는 어떤 결과가 특정 값을 넘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스핀 상태가 서로 얽혀 있는 두 입자를 가정했을 시, 각 입자를 관측하여 결과 값이 어느 정도 서로 상관이 있는지를 수치화한 상관 함수를 고안해내며 EPR 역설이 맞다면 벨 부등식을 만족해야 함을 보였다.

1960년대 후반부터 수많은 물리학자들은 벨 부등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시도한다. 첫 시작은 클라우저 교수가 끊으며, 실제 양자 현상은 ‘숨은 변수’가 있을 경우 벨 부등식과 맞지 않음을 보였다. 양자역학의 얽힘을 설명할 숨은 변수는 없고, 일반적 양자역학이 맞음을 보인 것이다.

< 출처: 노벨 위원회, 각각 숨은 변수(hidden variables)에 기반한 설명과 실제 양자 현상(quantum mechanics)의 비교 >

2022년 노벨상을 수상한 세 교수는 벨 부등식을 실험적 규명했다. 수많은 실험을 고안하며 결국 양자역학이 맞았음을 증명해냈을 뿐 아니라, 양자컴퓨터와 양자 순간 이동(quantum teleportation)을 비롯한 양자 기술이 실용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얽힌 상태에 대한 수상자의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결과가 양자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을 위한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라고 노벨 물리학 위원회 의장인 이론 물리학자 앤더스 이르백(Anders Irbäck) 교수가 말했다.

<참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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