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속 미세 플라스틱 대체할 소재 개발
세안제 및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한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을 활용해 마이크로비즈 후보물질 개발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생태계 및 인류의 건강에 위협이 되었던 미세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를 대신해 생분해하는 신소재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그동안 마이크로비즈는 세안제나 화장품의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었지만 수생 동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한국 화학연구원은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팀과 포항공대 황동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을 활용해 제작한 키토-비즈를 발표했다.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는 5mm 미만인 플라스틱 입자로 매우 저렴하면서 화장품, 청소제품 및 세안제 등에 사용되기 위해 공정에서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이다. 그러나 마이크로비즈는 물에 분해 및 용해가 되지 않고 매우 작아 하수처리장에서 걸러지지 않아 수질 오염을 발생시킨다. 결국 전 세계의 바다에서 다량으로 발견되며 바다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이를 흡수해 먹이사슬의 관계를 인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인지한 각국에서는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이 만들어졌으며, 한국의 경우도 2017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미세 플라스틱 규제 관련 개정안을 고시하면서 세안용 화장품과 일부 구강용품에서의 마이크로 비즈 사용을 전면 금지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마이크로비즈를 대체하고자 나온 물질이 키토-비즈이다. 게 껍질에서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풍부한 다당류인 키틴 (chitin)을 활용한 것으로 보통 껍질을 염산에 담그고 수산화나트륨과 함께 끓여 단백질을 제거하면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다. 이러한 키틴을 탈아세틸화하여 얻어낸 물질을 키토산이라 부른다. 아세틸화는 아미노기나(-NH2) 또는 히드록 시기(-OH)의 수소를 아세틸기(-COCH3)로 치환하는 반응이다. 국내 연구진은 키토산 고분자를 활용해 키토-비즈를 제조했다.
연구팀은 키토-비즈를 사용한 액체 비누와 일반 액체 비누를 사용했을 때를 비교했고 그 결과 키토-비즈를 사용한 비누의 오염물 제거 속도가 2배 빨랐고 마이크로비즈를 사용한 비누보다 1.2배 더 빨랐다. 또한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iochemical Oxygen Demand) 측정을 통해 자연 분해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바닷물에서는 90% 이상이 분해가 된다.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산소량이다. 또 키토-비즈 표면의 극성으로 중금속 이온이 제거가 되어 중금속을 함유한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있다.
화학연 박제영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비즈는 생분해성과 세정력을 모두 만족함으로써 환경오염이 없는 착한 소재라는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