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만에 최악의 산불’ 하와이 마우이섬의 참혹한 화재 참사
피해 규모 기후변화와 관계
[ 객원 에디터 5기 / 하지후 기자] 2023년 8월 8일, 산불은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유명한 관광지 라하이나지역을 중심으로 휩쓸었다. 17일 마우이 카운티는 현재 사망자가 111명이라고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생겼지만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이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구조대는 지금도 폐허가 된 건물들의 잔해를 뒤지고 있지만 주검은 거의 알아볼 수 없고 지문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신원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라하이나 지역에서 불로 인해 피해를 본 면적은 한국의 여의도 약 3배이며, 주택과 건물들은 약 2200여 채가 전소되거나 무너졌으며 라하이나의 약 80% 사라졌다.
산불을 시작한 정확한 인화물질은 아직 파악이 안 되고 있지만,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17일 하와이 최대 전력 공급업체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의 송전선이 강풍에 끊기며 발생한 불꽃이 이번 산불 발생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국립기상청은 산불의 원인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었던 걸로 나타났다. 하와이는 주변이 바다기 때문에 습하고 무더운 열대 기후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강우량이 줄고 습도도 낮아졌다.
미국 통합가뭄정보시스템의 가뭄모니터에 따르면 6월 13일경 마우이섬의 2/3는 비정상적으로 건조한 단계(D0)나 보통 가뭄(D1) 단계로 들어섰다. 산불이 발생한주는 지역의 일부는 심각한 가뭄(D3) 단계로 증가했다. 고온 때문에 메말라있었던 땅과 초목 때문에 불이 붙기 쉬운 조건이었다.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신림 변화도 지목되고 있다. 하와이산불관리기구는 불에 잘 타는 외래종 식물이 하와이주의 전체 면적의 1/4를 구성하며 산불 확산을 증가시키고 있다 밝혔다. 또, 마우이섬의 산이 해발 3000m이기 때문에 바람을 많이 일으키는 구조다. 따라서 이번 산불의 원인은 많은 조건들이 맞물려 일어난 참사다.
정부의 미숙한 재난 대비와 느린 구호 조치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8월 10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하와이를 재난 지역으로 승인하고 복구를 돕기 위한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현지 피해자들은 지원의 손길을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산불 확산 당시 재난 경보 사이렌이 제대로 울리지 않았고 주민들은 연기나 불길을 보고 나서 대피해야 됐다. 따라 피신할 시간이 늦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가 되고 있다.
마우이섬 서부 일대엔 여전히 많은 수의 주민이 남아 전력과 식수 부족으로 인해 불편한 생활을 살고 있다. 집이 아무 피해도 없어도 전력과 통신 차단으로 인해 며칠 동안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 주민들은 발전기와 차량에 필요한 휘발유, 식수, 식료품 등을 시급히 필요로 하는 상태다.
라하이나의 북쪽에 위치된 호노코와이 마을에서 피해자들한테 휘발유를 나눠주던 애슐리 얍도 “이 휘발유는 우리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마련했다.”라 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지역 공무원과 주·연방 정부 공무원들은 이재민들을 위해 6곳의 대피소를 설치했고 피해 지역에 상주하며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가 너무 컸으니 대규모 긴급 구호 물품이 도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물품과 도울 사람들이 택도 없이 부족하다.
아큐웨더는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액수를 80억~100억 달러로 추산했다. 피해를 본 지역을 재건하는 데에는 최소 5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돈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것들도 있다. 라하이나는 19세기초 하와이 왕국 수도였으며 오래된 건물과 역사적인 기념물들이 이번 산불로 인해 하와이의 역사가 살던 도시가 거의 다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