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로 남극 인익스프레시블섬 보호구역 지정
우리나라가 제안한 ‘인익스프레시블섬’을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승인
남극보호 지평 확대 및 남극활동 여건 신장 기대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남극 인익스프레시블섬이 ‘펭귄마을’에 이어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우리나라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대한민국이 기여를 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환경부는 해양수산부와 6월 14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온라인 비대면 회의로 열린 제43차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회의에서 한국, 중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제안한 ‘인익스프레시블섬’이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보호구역의 공식 명칭은 “Inexpressible Island and Seaview Bay, Ross Sea”이다.
남극조약 협의당사국회의는 남극 지역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남극조약 가입국 (54개국)이 참여하는 연례회의이다.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남극에 보호구역을 지정한 것은 2009년 세종기지 인근의 ‘나레브스키 포인트(일명 펭귄마을)’에 이어 ‘인 익스프레시블 섬’이 두 번째다.
‘인익스프레시블섬’은 펭귄마을에 비해 면적이 3.4배(0.98㎢ : 3.31㎢) 넓고, 번식하는 펭귄의 둥지 수도 6.4배(4,800 : 30,000)가 많다. 둥지수가 30,000개라는 것은 부모와 새끼(보통 둥지당 2개의 알을 낳음)를 포함하면 약 12만 마리의 펭귄이 분포한다는 의미이다.
환경변화 관찰 지표종인 아델리 펭귄과 표범·웨델 물범의 서식지이지만, 최근 관광·연구 등이 늘어나면서 훼손이 우려되어 한국·중국·이탈리아가 공동으로 2019년 남극회의에서 보호구역 지정을 처음 제안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 자연적, 과학적 또는 미학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조약의 협의당사국들이 남극의 특정 지역에 대해 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하면 협의당사국회의에서 그 타당성을 검토하여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96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16개국은 총 72곳의 남극특별보호구역을 지정했으며, 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했던 국가가 중심이 되어 생태계 조사, 환경관리 및 출입자 통제 등을 위한 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정한 ‘펭귄마을’은 현재 환경부와 극지연구소가 협력하여 매년 생태계 관측(모니터링)과 폐기물 수거 등의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주요 결과는 협의당사국회의 및 학술지 등을 통해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있다.
한편, ‘인익스프레시블섬’이 위치한 남극 로스해는 전 세계 아델리 펭귄의 38%, 황제펭귄의 26%가 서식하는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으로, 해양수산부는 지구온난화와 무분별한 수산자원 남획으로부터 남극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로스해의 해양 생태계와 아델리 펭귄 번식 관측(모니터링)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호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올해 5월 말 열린 ‘2021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와 함께 이번 ‘인익스프레시블섬’의 보호구역 지정은 국제 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적 기여에 의미가 있으며, 향후 공동제안 3국과 협력하여 ‘인익스프레시블섬’의 보호와 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구도형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남극 과학 기지와 아라온호를 발판으로 남극 환경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라며,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인익스프레시블 섬’에 대한 생태계 모니터링 등 책임 있는 남극활동 국가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