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말리에서 군 철수
프랑스 9년만에 말리에서 군 철수
이 작전의 핵심은 이제 말리가 아닌 니제르
[객원에디터 3기 / 이석현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월 1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4~6개월 안에 말리에서 프랑스군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처음 프랑스 군을 말리에 배치한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프랑스는 2013년 전 사회주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Francois Hollande)의 지휘 아래 말리에 5,000명의 군대를 배치했다. 프랑스 정부는 말리 인구와 그곳에 살고 있는 6,000명의 프랑스 시민을 보호하기 원한다고 말했고, 이는 프랑스가 개입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프랑스 개입의 주된 원인은 서아프리카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확산 방지라고 분석된다.
2013년부터 프랑스는 말리를 중점으로 사헬 지역에 있는 극단주의 테러 단체를 격파하기 위해 ‘바르칸 작전’을 벌여왔다. 사헬 지역에 포함되어있는 국가들은 차드, 니제르, 말리, 부르키나파소, 그리고 모라티니가 있다. 이 작전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의 진격을 성공적으로 저지하고 팀북투와 같이 중요 도시를 정부 통제로 돌려주었지만 극단주의자들은 재편성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은 정치적 혼란, 빈곤 등을 이용해서 전 프랑스 식민지의 영토를 장악하였고, 이 결과 프랑스군의 존재감은 서서히 없어지고 있었다.
9년 전 프랑스군이 말리에 처음 도착하였을 때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말리와의 관계가 악화되었다. 말리의 테러 공격 건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며 반군에 합류하는 말리인의 수도 증가했다. 또한, 지난 9년 동안 이슬람 무장 세력의 위협은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와 같은 다른 국가로도 확산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가 선진 군사 강국으로서 테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예상한 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프랑스군을 향한 말리 국민들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바르칸 작전에서 55명의 프랑스군이 전사하며 프랑스와 말리 두 국민들에게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작전이 되어버렸고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바르칸 작전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프랑스와 테러 전략을 공유하지 않은 말리 당국의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가 말리에 군 세력을 축소한 이후 말리 군정이 러시아 용병업체 ‘와그너(Wagner) 그룹’과 손을 잡았다는 의혹이 철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말리 군부가 테러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권력을 지키기 들어온 위해서 와그너 그룹을 포식 동물과 같은 의도로 여기고 있다고 발언했다. 말리 군부가 테러에 맞서 싸우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권력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 용병업체를 고용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말리는 프랑스 대신 와그너 그룹에 더 의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프랑스도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말리는 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중이다. 외신들은 이번 프랑스의 철수에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연쇄 쿠데타로 인해 미친 영향을 주목했다. 말리 군부는 2020년 8월과 지난해 5월 두 차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으며, 정권의 민간이양 절차를 지키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말리는 자국 주재 프랑스 대사를 추방하며, 말리 정부는 “최근 프랑스 외교부 장관의 적대적이고 터무니없는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말리 주재 프랑스 대사에게 72시간 이내에 출국하라고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말리에서 철수하는 프랑스는 이제 니제르를 다음 목표로 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군이 사헬 지역에 남겠지만 지하디스트 활동으로 고통받는 다른 나라들을 도울 수 있는 이웃나라 니제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군사 작전의 핵심은 더 이상 말리가 아니라 니제르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제르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수천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하지만 프랑스군이 니제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아직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