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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보다 더 무서운 인포데믹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

[객원 에디터 3기 / 최상준 기자] 지난 2년간의 팬데믹은 온 세상을 멈추게 했다. 바이러스의 감염이 비말과 공기에 의해 불특정 다수로 확산되면서 지구 상의 모든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다행히 최근 위험도가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팬데믹이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의한 역병만큼 위험한 새로운 팬데믹으로 인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바이러스보다 훨씬 빠르게 전파되면서 사회를 혼란시키는 것이 바로 ‘인포데믹’이다. 인포데믹은 2003년 사스(SARS)가 확산되었던 시기에 등장한 용어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과 함께 더욱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망이 구축된 요즘 시대에 온라인에서 넘쳐나는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는 이미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인포데믹의 원인은 미디어 과다로 인해 야기되는 “정보 과잉”과 “정보 편식”에 있다.

첫 번째로 정보과잉은 데이터 스모그라고도 지칭할 정도로 인터넷 공간을 통해 여과 없이 떠도는 정보나 소문의 양이 이미 한계치를 넘은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의 정보가 많아지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따라가기 위해 끈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찾으면서 결핍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보 편식으로 내가 보고싶은 정보에 더 오래 머무르는 행위가 네트워크의 알고리즘과 결합되어 치우친 정보만 탐색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라고 할지라도 연관으로 인식하여 검색이 되면서 계속 빠져드는 ‘주술’과도 같은 현상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대규모 플랫폼기업이 자랑하는 첨단 알고리즘의 피해로 간주된다.

인포데믹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닌 사람의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심리로 사회적 편견을 가시화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된 이유는 언어를 바꾸어 각 나라와 문화권에 알맞는 가짜뉴스가 돌았기 때문인데, 이는 사회 편견과 결합하여 혐오로 증폭되었다.

인포데믹은 네트워크로 가까워진 인류에게 주어진 디지털 ‘역병’이다. 사람의 비말이 아닌 키보드가 매개체가 되고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아니라 판단력을 흐리거나 편중된 생각을 갖게 만드는 증상을 지니고 있다.

물론 이 증상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과 치료제는 충분하다. 인포데믹에 대한 백신은 미디어와 정보를 바라보는 올라는 시선이고 치료제는 팩트체크이다. 미디어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팩트체크는 신뢰라는 처방을 내리며 인포데믹을 끝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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