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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의 그림자, 의류 폐기물

의류 쓰레기 계속 늘어난다

패스트 패션 업계의 규제의 필요성

< Illustration by Renee Oh 2008(오르네) >

[객원 에디터 4기 / 이태린 기자]지금 우리는 자기 전에 모바일로 주문한 옷을 다음날 입고 외출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도 옷장을 열면 대체 뭘 입고 다녔나 싶을 정도로 입을 옷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유행이 지났거나 몇 번 입지도 않았는데 줄어든 옷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유엔(UN)에 따르면, 오늘날 패션 업계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최대 10%를 차지하는데, 이는 국제선 항공편과 선박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이다. 또한, 매년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3억 톤의 플라스틱 중 5분의 1을 차지하지만, 매년 생산되는 의류의 수는 2000년 이후 최소한 두 배로 증가했다. 이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의류업체와 소비자들이 트렌드와 스타일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바꿔가면서 전문가들은 패스트 패션 업계의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페인 기업 자라(Zara)에서 패스트 패션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서 옷을 대량으로 제작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패스트 패션이다. 현재 Zara는 품목을 바꾸려면 5~6개월 이상이 걸리는 다른 경쟁 매장에 비해 매달 제품을 바꾸며 패스트 패션의 선두자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패스트 패션으로 인해 유행과 스타일들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사람들은 더 많고 다양한 옷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쉽게 옷을 구매하고 빠르게 버리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국제학술지 출판사 스프링거 네이처가 발간하는 ‘환경위생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0억 벌의 의류가 소비된다.

이 패스트 패션이 불러일으킨 이런 문화는 수많은 문제들을 야기했는데, 그중에서 몇 개의 문제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환경 문제다. 실제로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에 따르면,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거의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는 7천 리터가 넘는 물이 사용된다. 이는 각각 한 사람이 3년 6개월, 8년 동안 마실 수 있는 물의 양이다. 또한 의류를 만들 때 흔히 사용되는 성질인 폴리에스터는 제조된 합성섬유이다. 합성섬유는 플라스틱의 일종이기 때문에 옷을 버릴 때마다 함께 버려져 바다에 미세 플라스틱이 버려진다. 이렇게 처리된 옷들은 수중 생물들과 보트 모터를 위협하는 바다나 해변으로 이동한다. 

또 다른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은 의류폐기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버려진 옷들 중 대부분은 기부되거나 재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예로 들면, 의류 기부함 내에서 62.5%의 의류가 매립되고 오직 18.7%만 기부된다. 이때 매립되는 의류들은 환경규제가 느슨하고 쓰레기를 처리할 시설과 비용이 없는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로 보내진다. 선진국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저렴한 옷들이 쓰레기가 되면 저개발 국가가 떠안게 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가나(Ghana)의 칸타만토 시장(Kantamanto Market)에는 매주 600만 개의 의류가 쓰레기 산을 만드는 폐기물로 보내지고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에도 수입되는 대부분의 옷이 버려지고 있다. 한국 역시 전 세계 중고의류 수출국 5위로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패스트 패션은 패션 업계들 사이에서의 표절 문제도 패션 업계 사이에서 종종 표절 문제도 발생한다. 2017년 Zara는 Rains라는 회사의 비옷을 표절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덴마크 법에 따르면 옷이 표절로 고소당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7가지 이상의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색상과 디자인부터 소재까지 다 똑같았다. 이 사건에서는 Rains가 Zara를 유죄로 소송을 성공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경우는 드물다. Marine Olacia라는 패션 디자이너에 따르면 많은 패스트 패션 기업들은 디자이너들에게 다른 브랜드의 디자인과 스타일을 모방하도록 교육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행하는 스타일을 빠르게 판매할 수 있도록 이 같은 방법이 생겨나 중소기업은 표절 등의 문제에 직면해야 했다. 

패스트 패션 업계에 가려진 음지 중 하나는 노동자들이다. 섬유 공장의 노동 조건은 악명 높고 화재가 자주 발생하기로 알려졌다.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는 라나 플라자 의류 공장이 무너져 1,1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레스터, 영국(Leicester, England)은 주로 직물을 만드는 영국 의류 산업의 장소인지만 그곳의 노동자들은 영국 법정의 최저 임금 이하(£9.50, 한화 약 13000원), 실제로는 그 절반도 안 되는 돈을 받고도 일한다. 또한 직물 주문이 바닥나 작업이 중단돼도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것은 패스트 패션이 비공식적, 불안정적 및 제로아워 계약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사람들은 오염된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황화탄소는 눈 질환, 불임 및 혈관 문제를 유발하는데, 옷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료인 비스코스를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황화탄소 때문에 심장 마비를 겪는 노동자들이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과잉생산과 소비는 지구를 빠르게 망가뜨리고 심각한 기후위기를 불러왔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요즘 패스트 패션계의 화두는 지속가능성이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더라도 제품을 새로 사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옷과 신발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 소비가 필요할 때는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의 품질 좋은 제품, 상대적으로 탄소발자국이 적은 국산, 중고 제품, 혹은 비동물성 소재로 만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환경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이다. 개인의 실천은 작든 크든 가치 있는 것이지만 지금의 지구를 생각하면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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