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위성을 아시나요?
누리호 2차 발사에 탑재되는 큐브위성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위성 4기
[객원 에디터 3기 / 하민솔 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당초 발사하기로 했던 15일에서 연기됐지만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오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를 2차 발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21일 누리호 1차 발사를 시도했고 1·2단 분리를 정상적으로 수행했지만,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되면서 목표했던 초속 7.5km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에 실패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원래 6월 15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기상 문제로 15일 날에서 16일로 1차 연기가 되었다. 하지만 발사대로 이송된 누리호의 점검을 실시하던 중 1단부 산화제 탱크의 레벨 센서 (산화제 탱크 내의 산화제 충전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 신호 점검 과정에서 이상이 감지되었다. 때문에 연구진들은 발사체를 다시 조립동으로 이동시켜 원인을 분석한 뒤, 점검을 실시하였다.
15일 날 발사 예정이었던 누리호 2차 발사체에는 실제로 작동하는 인공위성을 고도 700km의 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맨 앞자리인 3단에는 발사체의 투입 성능을 검증할 성능검증위성과 서울대, 연세대, KAIST, 조선대 등 4 개의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초소형위성 4기가 함께 실린다.
‘큐브위성’이라고도 불리는 초소형위성은 수십 kg에서 작게는 수 kg 크기의 위성이다. 큐브위성은 ‘U(unit)’을 단위로 쓰는데, 가로·세로·높이가 각 10cm인 정육면체를 1U라고 한다. 누리호에 실린 위성은 3U 크기 위성 3기와 6U 크기 위성 1기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정지궤도 해양환경위성 ‘천리안 2B’호와 같은 큰 위성보다는 다재다능한 기능은 없지만, 영상 촬영과 과학 실험 등의 우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큐브위성이 들어있는 성능검증위성은 최종 검증 후, 누리호 3단부에 장착되었다.
이번 누리호 2차 발사에는 2019년도에 열린 ‘2019 큐브위성 경연대회’의 최종 임무팀에 선정된 4개의 큐브위성이 올라가는데, 이 대회에서는 3U 크기 위성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학임무형’ 분야와 산업체와 함께 6U 크기 위서을 만들어서 우주 핵심기술을 검증하는 ‘기술검증’ 분야를 심사했다. 과학임무형 분야에서는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팀의 ‘미먼(MIMAN)’, 기창돈 서울대 기계항공 공학부 교수팀의 ‘스누글 라이트-2 (SNUGLITE-2)’와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의 ‘랑데브(LANDEV)’가 선정되었다. 기술검증 분야에서는 오현웅 조선대 교수팀의 ‘스텝 큐브-2 (STEP Cube Lab-2)’가 선정되었다.
누리호와 함께 우주로 올라가는 큐브위성 4개 중 하나인 ‘미먼(MIMAN)’은 700 km 상공에서 가로·세로 200m인 지상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카메라가 실려 있으며, 한반도의 미세먼지 오염 분포를 관찰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미먼’과 함께 과학임무를 실시하는 ‘랑데브’는 지구가 반사하는 여러 파장대의 빛을 수집하는 초분광 카메라가 실렸다. 이는 다양한 파장의 빛이 나오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바다의 플랑크톤 상태 등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과학임무형 큐브위성인 ‘스누글라이트-2’는 정밀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대기의 대류와 전리 현상을 연구하게 된다. 기술검증 분야의 ‘스텝큐브-2’는 4대의 초소형위성 중 가장 큰 위성으로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이용해 한반도 주변의 열 변화를 볼 수 있게 된다. 산불 감시, 원정 가동 여부 확인은 물론 폭발 위험이 제기된 백두산 천지를 감시하는 것이 목표다.
누리호는 발사 후 127초에 1단 로켓이 분리되고, 233초에는 상단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되고, 274초에 2단 로켓이 분리된다. 그리고 897초에 고도 700km에 도달해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된다. 성능검증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약 90cm이고 무게는 162.5kg에 달하는 정육면체 형태이다. 이 위성에는 발열 전지, 자세 제어장치, 안테나, 큐브위성 발사관 등이 장착되어있다. 성능검증위성은 4개의 큐브위성과 1개의 더미 위성을 싣고 있다.
큐브위성은 누리호 발사 후 7일째부터 이틀 간격으로 제일 큰 ‘스텝 큐브-2’부터 한 개씩 사출 된다. 7일째부터 큐브위성이 사출 되는 것은 성능검증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며, 4개의 큐브위성이 이틀의 사출 시간 간격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중력 공간인 우주에서 위성이 사출 될 때, 자세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